PVR(개인용 디지털비디오녹화기) 특허 `불똥`퉐라…

 차세대 제품으로 주목받고 있는 개인용 디지털비디오녹화기(PVR)가 미국을 중심으로 보급이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업계 선두주자인 미국 티보(Tivo)가 핵심기술에 대한 특허를 획득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국내 관련 업체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디지털TV의 핵심 부가기능으로 PVR의 개발 및 상품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LG전자·삼성전자·대우전자 등 국내 가전 3사는 티보의 특허획득 소식을 접하자마자 업체별로 연구소와 특허팀을 중심으로 특허내용 파악과 함께 업계에 미칠 영향을 분석하는 등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특히 가전 3사는 미국을 중심으로 이제 막 시장이 확대되고 있는 초기단계에 돌연 티보가 그동안 베일에 가려져 있던 특허내용을 노출시킨 점에 주목하면서 대책마련을 서두르고 있다.

 비디오테이프 대신 하드디스크(HD)를 사용해 TV 프로그램을 장시간 녹화하는 PVR는 이미 미국에서 보급단계로 접어들어 이 분야 선두주자인 티보의 PVR 사용자가 최근 5개월 동안 2배 증가해 20만세대를 돌파했다. 또 마이크로소프트(MS)도 ‘얼티메이트TV’라는 상품명으로 이 분야에 신규 참여, 시장활성화를 부추기고 있다.

 티보가 공급하는 PVR는 일본 소니와 네덜란드 필립스가 라이선스 생산하고 있으며 가격은 200달러에서 700달러까지 다양하다. MS도 올초 HD를 내장한 ‘멀티미디어TV’를 내놓고 이 시장 개척에 착수했다. 특히 위성방송 사업자인 디렉TV와 제휴해 한대의 장치로 위성방송 송수신 기능과 프로그램 녹화 및 재생 기능을 모두 제공한다. 가격은 약 450달러다.

 이처럼 미국에서 PVR의 보급이 크게 늘고 있는 가운데 티보가 이 시장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만한 정도의 광범위한 특허를 획득함에 따라 이 사업을 본격화하고 있는 국내 가전 3사는 티보와 경쟁사들의 행보에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LG전자 디지털TV연구소의 강배근 책임연구원은 “티보가 획득한 ‘멀티미디어 시간 왜곡시스템’은 PVR의 핵심기능인 ‘타임시프팅(time shifting)’ 관련 특허로 보이지만 특허내용이 너무 포괄적”이라며 “현재로선 유사기술이 많아 얼마든지 피해갈 수 있을 것 같다”고 분석했다.

 한편 업계 관계자들은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의 경우 지난해부터 시장이 확대되기 시작해 올해는 전년보다 2배 이상 시장이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디지털TV의 보급확대로 PVR시장이 급팽창하면 업체들의 특허공세 또한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돼 대책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신기성기자 ksshin@etnews.co.kr 김종윤기자 jy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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