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로봇기술이 많이 발전했지만 아직 자동화 기계보다 빠르지 못하고 사람보다 능력이 부족하다. 고도의 센서기능을 발휘하기 위해 컴퓨팅기술을 채용하면 가격이 매우 비싸지든가 실제로 사용하면 속도가 느려진다. 센서기능이 약하기 때문에 로봇이 이해하고 활동할 수 있는 제한된 범위안에서 사용할 수밖에 없다. 또 조립 로봇의 경우 설치비가 매우 높다. 이 비용은 전체 생산시스템 설치비의 3분의 2나 되는 경우가 많다.
더구나 제품 디자인이 로봇과 잘 맞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이에 맞추기 위해 제품을 새로 디자인한다고 해서 만족할 만한 결과가 나오리라는 보장도 없다. 또 그것이 의도대로 잘 됐다 하더라도 로봇을 사용함으로써 생산비와 관리비가 늘어나는 경우가 많다.
로봇업체들이 처음부터 만능 로봇을 개발하려고 한 것이 잘못이었던 것 같다. 개발자들은 필요에 따라 로봇을 개발해야 한다는 교훈을 뒤늦게 터득한 것이다. 이것은 과제와 환경문제 등을 확인한 바탕 위에서 가장 간단한 제품부터 개발했어야 한다는 뜻이다. 다른 소비제품과 마찬가지로 로봇의 개발도 수요를 분석한 다음에 이루어져야 하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로봇을 생산라인에 적용하는 이유는 생산처리 단계를 줄이고 전체 생산비용을 절감해 제품의 품질과 생산성을 향상시키기 위한 것이다. 그렇게 함으로써 직접노동비용과 전반적인 작업비용을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자동화의 유연성과 통합기술이 향상돼 생산용 로봇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
로봇을 지능장비와 결합해 환경에 민감한 제조, 무기해체, 생의약 및 음식가공, 우주공간, 환경청소 등 여러 분야에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자동차용 로봇 중심으로 제품을 개발, 생산해온 일본 로봇산업계는 자동차산업의 불경기로 타격을 받고 있다. 반면 미국 로봇산업계는 자동차용 로봇에서 식품가공, 의약제조 등 다른 분야로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이밖에 로봇은 인간이 접근하기 어려운 환경, 즉 용광로, 방사능이 높은 구역, 인간이 오염시킨 환경의 청소, 무기저장소 등에 활용할 수 있다. 이러한 용도에 사용되는 로봇은 능률성이 높다면 가격은 별로 문제가 되지 않는다. 예를 들면 원자력발전소에서 사용하는 로봇은 대부분 매우 가격이 높다. 이러한 시설에서 로봇을 사용하지 않을 경우 근무자의 안전, 발전시설의 수명을 연장하기 위한 시설 등의 비용이 로봇의 가격보다 훨씬 많아진다.
로봇은 컴퓨터로 작동되는 기계이기 때문에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발달하면 로봇의 발전에도 상승작용을 일으킨다. 또 마이크로프로세서의 속도와 성능이 향상되면 로봇도 역시 향상된다. 컴퓨터 관련기술 중 상승작용을 일으키는 제품은 다중연산처리장치(MPU)다. 이 병렬컴퓨팅 칩은 로봇에 이상적으로 적합할 것으로 보이는데 실제로 몇 개 연구기관에서 이를 채용한 병렬구조의 로봇을 디자인한 일이 있다.
아직 초기 단계에 있기는 하지만 감지기술도 로봇의 발전에 매우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관련업체들은 ‘피부’를 닮은 촉각제품을 만들어내기 위해 새로운 재료와 변환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컴퓨터 시각기술도 아직은 충분히 개발되지 않은 상태에 있다. 그러나 이러한 여러 가지 감지기술이 발달하면 로봇의 ‘지능’과 환경적응력을 크게 높여줄 것이다.
또한 지식기반시스템의 인공지능기술의 발달은 로봇에 대해 몇 가지 의미를 갖는다. 지식기반시스템은 모호하고 불확실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응용되는데 이러한 성능을 복잡한 환경 속에서 로봇의 진로를 설정하는 데 이용할 수 있을 것이다. 인공지능기술은 또한 로봇의 프로그램을 작성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프로그램이 로봇제조 비용의 주요 부분을 차지하므로 효율적인 프로그램의 작성은 로봇의 가격을 낮출 수 있을 것이다.
로봇에는 다양한 기술이 필요한 만큼 이를 개발하려면 광범위한 전문인력이 필요하다. 초창기 로봇은 주로 대형 전기 및 컴퓨터장비 업체나 공작기계업체들이 로봇을 생산했고 최근에 와서는 업체들이 특정 용도에 전문화한 로봇을 생산하고 있다. 따라서 로봇업체에는 기계, 전기, 산업 엔지니어링, 컴퓨터공학 전문가들이 있어야 한다. 또한 특정 제조분야에 대한 지식과 그 지식을 이용해 로봇을 생산시설과 결합시킬 수 있는 전문인력도 있어야 한다. 이 작업은 많은 시간과 노력을 요하기 때문에 로봇업체들은 이 부분을 시스템 엔지니어링 업체에 용역을 주는 경우가 많다.
로봇과 경쟁적인 기술은 물품운반 체계, 수치제어 공작기계, 자동 삽입기계 등의 생산환경에서 사용하는 하드웨어다. 어느 면에서 로봇은 이들 장비를 보완하고 있다. 그러나 로봇을 개발하는 이유 중 하나는 이들 기계보다 더 유연성 있는 작업을 처리할 수 있게 하기 위한 것이다. 물론 궁극적인 로봇의 경쟁자는 어떤 특정 기술이 아니라 인간의 노동력이다.
로봇의 생산현장 활용에 걸림돌이 될 수 있는 요인은 노동조합의 반대다. 그러나 국제시장에서 가격경쟁력의 약화로 노동조합은 공장자동화에 대해 비교적 협조적으로 돌아섰다. 그 대신 자동화에 따른 잉여인력을 로봇과 자동장비의 관리직으로 재교육해 퇴직을 최소화하는 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와 함께 로봇 사용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근로자의 신변안전문제도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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