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권 최대의 전자상권을 주도하고 있는 부산컴퓨터상가의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
정보화에 따른 컴퓨터수요가 크게 늘어나면서 그동안 크게 성장했던 부산지역 컴퓨터상가들이 바쁘게 움직여야 할 요즘 한가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컴퓨터상가의 전체 매장업체들이 매출감소를 피부로 느끼고 있고 컴퓨터상가마다 썰렁한 분위기를 금방 느낄 수 있을 정도다. 상인들 얼굴에도 시름이 가득하다.
더구나 부산지역 컴퓨터상가의 영업환경은 최근 수년간 어느 때보다 큰 변화를 겪고 있다.
지난 91년 율곡상가와 한창정보타운(구 연산컴퓨터도매상가) 등 2개의 집단 컴퓨터상가로 출발한 부산컴퓨터상가의 역사가 10년이 됐다. 지금은 한창정보타운과 부산컴퓨터도매상가를 비롯한 가야컴퓨터도매상가·마트월드·인포·중앙컴퓨터도매상가 등 부산지역에만 10여개의 집단컴퓨터상가가 영업중이다. 경남지역의 경우 마산의 기산프라자, 창원 공구상가컴퓨터월드, 울산 삼산컴퓨터상가 및 성남프라자 등의 컴퓨터상가가 조성돼 운영되고 있다.
이처럼 부산경남지역에 컴퓨터상가가 크게 늘어나면서 상권분화 현상이 가속화돼 한정된 부산경남의 상권을 더 많이 차지하려는 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기존 상가와 신흥 상가 간에 눈에 보이지 않는 치열한 상권경쟁으로 전개되고 있다.
정보통신이 발달하면서 예전에는 컴퓨터상가가 컴퓨터유통의 중심 역할을 담당했던 것과 달리 요즘은 인터넷이 컴퓨터제품 및 가격정보를 더 빨리 제공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또한 최근에는 홈쇼핑이나 인터넷쇼핑 등 전자상거래를 비롯해 대형 할인점과 양판점 등 신규 컴퓨터유통망이 크게 성장하면서 상대적으로 컴퓨터상가의 입지가 줄어들고 고객감소로 이어지고 있다.
급속한 상권분화와 새로운 유통망의 등장과 더불어 소비자들의 구매력이 크게 떨어지면서 컴퓨터 매기침체로 인해 부산지역 컴퓨터상가업체의 입지가 점점 줄어들고 있는 셈이다.
컴퓨터상가 업체들로서는 이러한 시장환경의 변화에 발맞춰 발빠른 영업전략의 전환이 요구되고 있다. 소규모 업체끼리 연계해 공존공생의 길을 모색하거나 지역상권 중심의 지역밀착형 영업을 대폭 강화하는 등 살아남기 위한 자구책 모색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이에 따라 부산지역 컴퓨터상가의 매장업체들은 최근 매장 수를 줄이거나 영업인력을 최소화하는 등 몸집 줄이기에 나서고 있다. 또 일부 매장업체들은 각 상가의 특정업체와 연계해 제품구매 및 영업활동을 공동으로 추진하고 소프트웨어 개발업체와 연계해 솔루션 영업을 추진하거나 고객DB 마케팅 등의 새로운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이와 함께 컴퓨터상가 상우회 차원에서는 전자상거래를 선호하는 소비자의 취향에 발맞춰 상가홈페이지를 활용함으로써 향후 전자상거래에 대처할 수 있는 방안도 모색하고 있다.
<부산=윤승원기자 swyu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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