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덕연구단지내 데이콤종합연구소가 조만간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에 매각될 전망이다.
17일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의 고위관계자는 “데이콤측이 대덕연구단지내에 있는 데이콤종합연구소의 매입을 의뢰해와 현재 연구소 매입을 위한 구체적인 교섭을 진행하고 있다”며 “구체적인 인수가격은 200억원 정도로 이달말까지 토지가격에 대한 감정을 거쳐 늦어도 6월초까지는 최종 매입계약을 마무리지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연구소 부지 및 건물 매입과 함께 상황에 따라 일부 연구원을 영입하는 방안도 신중히 검토중”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데이콤의 고위관계자는 “대덕연구단지내 연구소 매각을 경영개선을 위한 대안으로 모색하고 있다”고 확인했다.
데이콤은 매년 적자폭이 1000억원에 달하는 등 경영난이 가중됨에 따라 종합연구소 매각방침을 정하고 최근 희망퇴직자 접수를 받아 연구인력을 132명에서 100여명 수준으로 줄였을 뿐 아니라 전사적인 구조조정 차원에서 1년 이상 근속사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 총 797명의 인원을 내달말까지 감축하기로 하는 등 자구노력을 진행중이다.
ETRI와 담 하나를 사이에 두고 인접해 있는 데이콤종합연구소는 5만9400㎡(1만8000평)의 부지에 1만7820㎡(5400평) 규모의 건물(지하 1층, 지상 3층)로 그동안 100여명의 연구원들이 고속통신망과 유무선 인터넷 통신 분야의 연구에 몰두해왔다.
이에 따라 데이콤종합연구소측은 연구소를 ETRI에 매각하는 방침과 관련해 대덕연구단지에 거주하고 있는 연구원 100여명을 모두 수도권으로 이주시키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으나 연구원 중 상당수가 수도권으로 이전할 경우 추가되는 주거비용부담 등으로 이탈할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덕연구단지의 한 관계자는 “ETRI가 원천기술본부나 정보보안연구소 등 비좁은 연구시설의 이전·확장을 위해 데이콤의 매입에 적극적인 자세로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절대적으로 부족한 무선분야 인력 문제도 해결할 겸 연구원 영입도 긍정적으로 검토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데이콤의 종합연구소 매각방침과 함께 삼양그룹 중앙연구소, 대림산업대덕연구소, 고합대덕연구소 등 민간연구소들도 최근의 경제불황으로 인한 자금사정 악화로 연구소의 매각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대덕연구단지의 기본계획 변경으로 부동산 가격상승 등에 따른 연구소 부지 매각을 본격화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하고 있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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