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 가전전문업체들이 생산품목 다각화에 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그동안 한우물을 파면서 전문업체로 성가를 높인 중견업체들이 이를 바탕으로 사업아이템을 확장하고 있는 것. 성광전자·대웅전기산업·파세코·신일산업·노비타 등이 그동안 생산해 온 주력제품 이외에 추가로 신품목을 개발키로 하고 해당품목에 대한 시장조사와 금형개발 및 생산라인 확충 등에 앞다퉈 나서고 있다. 생존 차원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들 전문업체의 품목다각화 움직임은 중소 영세업체들이 난립해 있는 소형가전산업의 질서를 크게 뒤바꿀 수 있을 것으로 예상돼 귀추가 주목된다.
◇현황=전기압력밥솥으로 유명한 성광전자(대표 구자신)는 최근 청소기 개발을 추진중이다. 선풍기로 알려진 신일산업(대표 김영)은 라미네이팅 기계를 도입, 판매에 나섰으며 헤어드라이어 전문업체인 유닉스전자(대표 이충구)는 미용실용 이발기 개발에 나서고 있다. 심지형 석유난로로 해외시장을 휩쓰는 파세코(대표 유병진)는 식기세척기 사업에 본격 나섰으며 소형 전기청소기로 돌풍을 일으킨 두원테크(대표 김종기)는 전기압력밥솥 진출을 선언했다. 또 전기압력밥솥업체인 대웅전기산업(대표 김용진)은 전기약탕기를 선보였으며 전기밥솥과 유무선전화기가 주품목인 노비타(대표 김영온)는 전자식 비데 사업에 적극 나서고 있다. 정수기업체인 웅진코웨이개발(대표 박용선)은 연수기·공기청정기·비데로 품목을 확대했고 청호나이스(대표 황종대)의 경우 김치냉장고를 선보였다.
◇배경=이들 업체가 신품목 개발에 이처럼 앞다퉈 나서는 가장 큰 이유는 ‘매출향상’이다. 이미 기존 시장의 경우 포화상태에 이르러 제살깎기식 가격경쟁이 만연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들 업체는 해당 품목에서 시장 주도력을 확보해 일정수준 이상의 매출을 거두고 있어 커진 몸집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신품목 개발이 필수불가결하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다. 업체들 대부분이 자체 유통망을 별도로 갖고 있지 않고 총판이나 대형 유통업체 등에 제품 판매를 의존하고 있는 상황에서 유통업자들의 다양한 요구에 부응할 수 있도록 구색품목을 갖추는 것이 필수적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한 품목에 사활을 건다는 것은 기업의 안정적 성장에 치명적일 수 있다”며 “매출향상을 위해서건, 구색품목 마련을 위해서건 새로운 품목발굴은 피할 수 없는 대세”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시장파급효과=사실 중소 가전업체들이 신품목 개발에 나서는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어느 기업이나 새로운 수익원 발굴을 위해 신규 품목 발굴에 혈안이 돼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의 움직임은 IMF 이후 OEM 납품에서 자체 브랜드 사업으로 전환한 후 두드러지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특히 새로운 품목 발굴에 나서고 있는 업체들 대부분은 해당 품목에서 1·2위를 다투는 업체들로 OEM으로 굳어진 체질을 성공적으로 극복하고 자체 브랜드 사업에서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는 곳이다.
따라서 이들이 신품목을 개발해 해당 시장에 새롭게 뛰어든다면 해당 품목에서 상대적 우위를 누려왔던 기존 업계는 상당히 큰 위협을 받을 것이 분명해 보인다. <정소영기자 syj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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