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소설>벤처기업(661)

정치 입문<23>

 

 박 총재는 총재 자리를 팔씨름으로 딴 것인가. 나는 엉뚱한 생각을 하면서 웃음이 나왔다. 그만큼 건강하다는 말이 되겠지만, 그는 유난히 팔뚝에 힘이 느껴졌다. 아마도 팔 완력 운동을 지속적으로 하고 있는 인상이었다.

 “저도 팔 힘이라면 남에게 지지 않습니다. 그럼 지금 밖에 나가서 총재님과 해보고 싶군요.”

 나는 사실 팔에 힘이 있다고 생각해 본 일이 없었다. 다만, 총재가 팔에 힘 자랑을 하고 있어 맞장구를 쳐주었을 뿐이다. 그리고, 다른 한편 그의 팔 힘이 어느 정도이기에 이렇게 화제에 올리는지 궁금하기도 하였다.

 “그럴까? 그럼 나가세.”

 선거 개표가 있는 그 다음날 총재와 함께 사우나탕에 들어와서 팔씨름을 한 기억은 오랫동안 나의 추억 속에서 지워지지 않는 일이었다. 그때 나는 나의 팔 힘이 더 강해도 총재를 이기려는 생각을 하지 않았다. 그렇지만, 실제 총재의 팔 힘은 괴력에 가까웠다.

 우리는 밖으로 나와 타일이 깔린 바닥에 엎드렸다. 홍 총무가 심판이라도 된 듯이 가운데 앉아서 우리 두 사람의 팔을 고정시켰다.

 “시작하면 팔을 꺾습니다.”

 홍 총무가 말했다. 그리고 그는 팔 고정을 확인하고 나서 시작하고 소리쳤다. 한쪽에 있던 다른 손님들이 이쪽으로 다가와서 들여다보았다. 나는 그들이 총재의 얼굴을 알아보고 구설수에 오르면 어떻게 하나 하는 걱정이 들었다.

 팔에 힘을 주었지만, 나는 꺾지 않고 상대방 힘을 가늠해 보았다. 그의 팔은 조금도 흔들리지 않았다. 그래서 힘을 주어 옆으로 꺾었으나 움직여지지 않았다. 힘을 주면 어느 정도 기우는 것이 정상인데, 전혀 움직임이 없다는 사실에 나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힘을 주게.”

 총재가 빙긋 웃으면서 말했다.

 “네, 지금 힘을 주고 있습니다.”

 대답하면서 나는 낭패한 기분이 들었다.

 “그게 힘을 준건가? 그럼, 내가 힘을 줘 볼까?”

 그렇게 말하더니 그는 팔에 힘을 주면서 꺾었다. 그의 팔 힘줄이 불거져 나오면서 불끈 솟았다. 그리고 거역할 수 없는 힘이 엄습하면서 안간힘을 쓰고 있는 나의 팔이 여지없이 꺾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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