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팩코리아, SI업체 인수 연기 모락모락

 “컴팩코리아, SI업체 인수 어떻게 되고 있나.”

 컴팩코리아가 시스템통합(SI) 업체를 인수키로 하고 최근 2, 3개 업체와 구체적인 협상을 벌이고 있다고 전해지면서 이의 실현에 대한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SI업체 인수설의 내용은 현대정보기술·동양시스템하우스·쌍용정보통신 등 중견 SI업체를 포함해 국내 2, 3개 유력 SI업체를 인수해 컨설팅·서비스 부문의 역량을 강화하겠다는 것. 단순 시스템공급사업만으로는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없다는 점을 고려해 시스템·컨설팅·서비스 사업을 강화, 토털솔루션업체로 변신하겠다는 것이 그 내용이다.

 이에 대한 업계 관계자들의 의견은 찬반양론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일단 컴팩의 의지는 인정하지만 여러가지 여건상 긍정적 측면과 부정적인 측면이 상존하고 있다고 여기고 있다.

 우선 긍정적인 입장을 보이는 측은 컴팩 본사가 한국을 포함한 아태지역 SI업체를 인수해 컨설팅·서비스 등 SI부문의 사업을 강화한다는 목표를 세운 만큼 지난해 기대 이상의 PC서버 매출을 달성한 한국지사의 영업력을 높이기 위해 한국을 낙점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더구나 컴팩코리아 역시 올 1·4분기 SI부문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배 이상 확대되면서 이 부문의 매출증대를 위해서는 SI업체의 인수가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반면 국내 영업환경상 컴팩이 특정 SI업체를 인수할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보는 의견도 적지 않다. 특히 종합 SI업체를 인수하기는 현실적인 영업여건상 어렵다는 주장이다. 만약 현대정보기술이나 쌍용정보통신을 인수할 경우 경쟁그룹을 대상으로 한 영업은 어쨌든 한계에 부딪힐 수밖에 없는데, 과연 종합 SI업체를 인수할 가능성이 있겠느냐는 것이다.

 또 본사차원에서 SI업체 인수를 추진한다고는 했으나 한국을 명시적으로 지목하지도 않았고 설사 대상국가로 선정된다 하더라도 수익성을 최우선조건으로 하는 본사의 입장을 고려하면 현재 거론되는 SI업체는 그 기준을 맞추기가 힘들 것이라는 지적이다. 게다가 대규모 인수자금을 필요로 하는 중견 SI업체의 경우 이를 인수하기 위한 결정단계가 복잡하고 치밀한 수익성에 대한 검증작업이 따라야 한다.

 실제로 지난해 컴팩은 1억달러 규모의 자금을 국내 벤처기업에 투자키로 했으나 아직까지 3개의 투자대상업체를 선정한 것 외의 어떠한 활동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본사에서 요구하는 수익성에 대한 검증작업과 이에 따른 결정단계가 복잡하기 때문이다.

 컴팩코리아 내부에서도 중견 SI업체의 인수건에 대한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홍순만 상무는 “지난해 PC서버 매출의 신장률을 고려해 한국시장의 중요성을 감안, 한국의 SI기업이 대상업체가 될 가능성이 많다”고 말했다. 그러나 다른 한 관계자는 “본사차원에서 SI부문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전세계 유력 SI업체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는 원칙론적인 방침을 시사한 것일 뿐”이라며 “더구나 건실한 SI업체의 경우는 컴팩이 인수하겠다고 한들 팔지 안팔지도 모르는 일”이라고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이와 관련, 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내투자를 통해 비즈니스활동을 강화한다는 측면에서는 이같은 시도가 긍정적이며 또 가능한 일”이라면서 “그렇지만 미국 본사차원의 원칙론만을 갖고 한국의 중견 SI업체를 인수하겠다는 식으로 확정된 사안처럼 얘기를 하는 것은 자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승정기자 sjpark@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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