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장비 및 재료업체들의 1·4분기 실적을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한 결과 ‘설비·장비업체의 고전, 재료업체의 선방’이 두드러졌다.
14일 메리츠증권이 반도체 장비 및 재료업체들의 1·4분기 실적을 종합한 결과 반도체 장비업체 13개사의 전체 매출은 지난해 1·4분기와 비슷한 수준이었지만 파이컴·유일반도체·동양반도체장비가 적자 전환하는 등 이익의 감소가 두드러졌다. 설비업체로 분류되는 신성이엔지 등 5개사의 매출액도 83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13%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19%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원익·테크노세미켐 등 재료업체 7개사는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7% 증가하고 순이익이 증가한 업체도 많은 것으로 나타나 반도체 경기의 전반적인 침체에도 비교적 선방한 것으로 조사됐다.
설비업체 가운데 눈에 띄는 것은 신성이엔지의 영업이익 감소다. 신성이엔지는 올 1·4분기에 241억원의 매출에 2억4000만원의 영업이익을 올려 영업이익률이 1.0%에 불과했다. 또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할 때 매출은 비슷한 수준이었지만 영업이익은 80.1%나 줄어들었다. 한양이엔지도 매출액은 전년동기 대비 76.8%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20.3% 감소하는 등 설비업체들의 수익성 악화가 두드러졌다.
장비업체들의 실적도 전반적으로 부진한 가운데 주성엔지니어링과 피에스케이테크·코삼 등은 오히려 큰 폭의 매출과 이익 증가로 부각됐다. 주성엔지니어링의 매출액은 전년동기대비 104.8% 증가한 207억5000만원, 영업이익은 239.6% 늘어난 24억3000만원으로 집계됐다. 피에스케이테크도 매출과 영업이익이 72억5000만원과 21억원을 기록, 지난해 1·4분기보다 각각 104.8%와 239.6%의 신장세를 보였다.
재료업체 가운데는 원익과 테크노세미켐·화인반도체기술이 부각됐다. 원익의 매출은 65.1% 증가한 162억5000만원이었으며 영업이익도 72.6% 증가한 33억7000만원을 올렸다. 테크노세미켐도 전년 동기대비 영업이익·경상이익·순이익이 모두 2배 이상 증가하며 반도체 경기의 침체기에 오히려 고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화인반도체기술도 매출과 순이익이 모두 100% 이상의 신장세를 기록했다.
최석포 메리츠증권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 등 반도체 생산업체들의 설비투자 축소방침으로 반도체 설비 및 장비업체들의 실적 둔화가 두드러졌다”며 “재료업체들의 실적은 반도체 경기보다는 반도체의 생산량에 더 영향을 받고 있어 상대적으로 실적이 괜찮았다”고 풀이했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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