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국적 통신사업자들인 이콴트와 글로벌원의 전세계적인 합병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양쪽 모두 갖고 있는 한국지사의 통합법인 초대 지사장을 누가 맡게 될지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15일 두 지사에 따르면 현재 이콴트·글로벌원의 아시아·태평양 지역 사장 선임작업이 진행되고 있으며 다음달 말까지는 한국을 포함한 5개국 사장단이 일제히 뽑힐 예정이다.
이 같은 일정에 비춰볼 때 한국 통합지사장의 윤곽은 다음달쯤에야 분명해지겠지만 현재로서는 글로벌원 한국지사 김태경 사장과 이콴트 한국지사 정왕진 사장의 일전이 불가피해진 상황이다. 제3의 인물이 합병법인의 대표를 맡게 될 가능성도 전혀 배제할 수 없지만 지금까지는 이들이 가장 유력한 인선 라인에 올라 있는 것.
한 외국 통신업체 지사장은 “이콴트와 글로벌원의 향후 사업 방향과 대 한국시장 전략과 맞물리는 것이기 때문에 관심이 클 수밖에 없다”며 “누가 낙점을 받을지가 요즘 사업자들간의 최대 관심사”라고 털어놨다.
일단 이콴트 정왕진 지사장에게 무게를 둔 인선이 이뤄질 경우 통합지사는 관리형 네트워크사업 및 이미 확보된 클라이언트를 중심으로 한 통합네트워킹 서비스에 중점을 두게 될 전망이다. 반대로 글로벌원 김태경 지사장 쪽으로 경영권이 모아진다면 자연스럽게 전용회선 및 대륙간 케이블사업, 특히 한미 트래픽사업에 초점을 맞출 공산이 크다.
김태경 지사장과 정왕진 지사장의 이력에서도 향후 인선의 평가점이 달리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김태경 지사장는 올해 1월 1일 지사장에 발탁되기 전까지 데이콤 상무를 지내며 국내에 서 상대적으로 탄탄한 사업 네트워크를 갖추고 있다는 평을 얻고 있다.
반면 정왕진 지사장은 98년 2월 현재의 자리에 앉기 전에도 케이블트론의 한국지사장을 맡는 등 외국 사업자의 한국 내 사업책임자로 오랜 경력을 쌓은 점이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한편 이콴트와 글로벌원의 주인격으로 실제적으로 이번 인사의 칼자루를 쥐고 있는 프랑스텔레콤(FT) 측은 “철저히 수치에 입각한 평가작업을 진행하겠다”는 지침을 각 지역 및 국가 사업장에 전달했으며 이콴트와 글로벌원의 힘겨루기 양상으로 통합작업이 진행되는 것은 지양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진호기자 jho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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