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명의 설움을 온몸으로 느끼고 사는 무명 코미디언들이 네티즌들의 웃음보를 터뜨리기 위해 뭉쳤다.
네티즌들의 이목을 모으고 있는 무명들의 잔치는 인터넷방송 프랑켄슈타인(http://www.frank.co.kr)이 최근 문을 연 ‘’뒷골목 토크쇼’.
뒷골목 토크쇼는 말 그대로 화려한 방송무대가 아닌 허름한 뒷골목에서 오가는 대화들을 모은다. 이 뒷골목 무대의 주인공들은 공채 개그맨 출신이지만 소위 뜨지 못한 무명들.
진행자 김구라(본명 김현동)를 비롯해 최두영·이은주·이우민·이강선 등은 모두 수백대 일의 경쟁을 뚫고 공채에 합격한 ‘공인받은 개그맨(?)’이다. 하지만 이들은 현재 생업전선을 뛰고 있는 우리의 흔한 이웃이기도 하다.
SBS 공채 3기 출신인 최두영은 어머니가 운영하는 어린이집 운전기사다. 같은 3기 동기인 이우민은 과거 입시체육관을 운영하기도 했고 이강선은 현재 성인오락실 지배인으로 일하고 있다. 여기에 SBS 공채 1기인 이은주는 현재 순수하게 백수로만 10년을 보내고 있다.
이들이 모여 지상파 토크쇼와는 다른 ‘인터넷 토크쇼’를 온몸으로 보여준다.
흔히 토크쇼라고 하면 인기 상종가를 치는 스타들이 나와 적당한 선에서 자신들의 인기에 보탬이 될 만한 것들만 이야기하는 짜고 치는 고스톱판을 떠올린다. 하지만 막차를 탄 이들의 뒷골목 토크쇼는 정말 있는 그대로를 다 보여준다. 더 숨길 것도 없는 백수들의 엄청난 수다와 충격적인 퍼포먼스들로 꽉 차 있다.
개인기도 만만찮다. 서태지 랩, 여자 이주일, 싸이 춤, 이대근 까마귀 등 10년 동안 보여주지 못한 필살기가 이어진다.
인터넷방송 프랑켄슈타인은 ‘뒷골목 토크쇼’에서 색다른 시도를 한다. ‘캐티즌의 작은 도움이 사라져간 개그맨들을 컴백시킬 수 있다’를 모토로 후불제
를 채택했다. 네티즌이 시청한 후 500원에서 5000원까지 시청료를 지불한다. 물론 재미가 없었다면 요금을 내지 않아도 된다.
‘네티즌을 웃기느냐, 웃기지 못하느냐’. 이들은 지금 두번째 공채시험장에 서 있다.
<성호철기자 hcs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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