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공사 ETCS사업 진퇴양난

한국도로공사(대표 정숭렬)의 수동형 자동요금징수시스템(ETCS·일명 하이패스)사업이 진퇴양난에 빠졌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정보통신부가 지난달 단거리전용통신(DSRC) 표준을 능동형으로 확정하면서 수동형 DSRC방식을 적용한 ETCS사업을 독자적으로 추진해온 도로공사가 사업 계속여부를 두고 고민에 쌓였다.

 ◇이도저도 못하는 도로공사=실용화 시범국의 만료를 한달 앞두고 한국도로공사는 더이상의 사업확대를 기대하기 어려운 입장이다. 지난달 DSRC 표준이 능동형으로 결정되고 주파수가 분배됨에 따라 수동형을 추진한 한국도로공사의 시범국은 존폐의 기로에 섰다. 지난해 6월 정통부로부터 시범국 가능 통보를 받고 시작된 이 사업은 현재까지 판교·청계·성남 등 3곳의 시스템 시범국과 1만7000여명의 가입자를 확보했으나 표준확정으로 갈곳을 잃었다.

 한국도로공사는 “능동형 표준이 정해진 이상 정부의 방침을 따르는 도리밖에 없겠지만 이미 수년간 추진돼온 사업이 물거품이 됐다”며 “상용화제품이 없고 기술검증이 안된 능동형시스템이 실제에 적용되기까지 얼마나 많은 시간과 비용이 투입될지 걱정”이라고 토로했다.

 ◇정보통신부의 입장=세계적인 추세를 반영해 국가표준을 정립한 만큼 수동형에 대한 재고는 있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능동형방식이 기술적으로 앞선다는 판단도 여기에 한몫했다. 따라서 한국도로공사의 실용화 시범국 주파수 재허가는 절대 불가한 상황이다.

 그러나 그간의 사업추진을 고려해 주파수 사용 연장을 면밀히 검토중이다. 이미 지난 주에 있은 ITS포럼에서 이같은 문제가 지적됐으며 구체안은 이달안으로 마무리지을 계획이다.

 능동형방식의 상용화나 기술검증문제는 가능한한 빠른 시일안에 해결되도록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정통부는 수동형 ETCS가 도입된 유럽에서도 향후 능동형방식으로의 전환을 고려중인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향후전망=문제는 능동형 DSRC를 이용한 ETCS의 빠른 도입에 있다. 표준이 정해진 이상 능동형이 얼마나 빨리 상용제품으로 자리잡느냐가 관건이다. 한국도로공사도 수동형이 안된다면 능동형 사업 추진에 대한 세부계획이 무엇인지를 알려달라는 입장이다. 정통부는 이에 대한 계획을 마련중이다.

 수동형을 사용중인 가입자의 불편은 피할 수 없다. 세부계획에 따라 교체가 이뤄진다 해도 결국 손해는 정부기관을 믿고 사용한 가입자들에게 돌아가게 됐다. 이에 대한 결정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목소리다.

<김인구기자 clark@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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