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아6개국 사이버무역망 구축 의미와 배경

 아시아 경제를 주도하고 있는 6개국이 모여 사이버무역망을 구축키로 한 것은 무엇보다 전자상거래 시대를 맞아 미국을 비롯한 서구 일변도의 경제질서에 브레이크를 걸 수 있는 전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동아시아 무역자동화망은 무역자동화에 필요한 인프라를 모두 갖춘 각국 무역자동화사업자들이 해당 국가를 대표하는 허브사이트가 돼 이 허브사이트끼리 연동시키는 것이 기본적인 밑그림이다.

 서로 다른 국가의 개별 사이트간 전자무역은 여러 가지 인프라를 제공하는 데 어려움이 많다. 전자상거래 중개사업자들이 국가적 무역 인프라 환경을 제대로 갖추려면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실정이다.

 전자무역이 확산되지 못하는 주된 요인의 하나가 협상에서부터 신용장 개설, 통관, 전자지불, 결제 등 인프라를 갖추고 있는 전자상거래 사이트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인프라를 갖춘 허브사이트가 생기면 문제는 달라진다. 어떤 전자상거래 중개업체라도 허브사이트를 이용해 인프라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문제는 각국 허브사이트들이 얼마나 해당 국가내 전자상거래 사이트를 엮어내느냐 하는 점이다.

 ◇구축배경=사실 한국의 KTNET, 싱가포르의 SNS, 대만의 트레이드밴(TradeVan), 중국의 CIECC, 홍콩의 트레이드링크(Tradelink) 등 5개 사업자들은 태동 배경이나 시기도 비슷하고 인터넷시대를 맞아 비슷한 고민을 안고 있는 공통점을 지녔다.

 5개 사업자들은 그동안 각국내에서 폐쇄적인 부가가치망(VAN)을 통해 무역자동화사업을 독점해왔다. 이들이 무역자동화사업을 독점할 수 있었던 것은 그 역할이 워낙 중대하고 방대해 민간사업자들의 영역을 벗어나 있었기 때문에 정부 주도로 사업이 추진된 탄생 배경이 있었기 때문이다. 태동시기도 한결같이 90년대 중반이었다.

 특히 이들은 인터넷시대의 도래로 폐쇄적인 망의 역할이 한계에 이르고 있다는 고민도 동시에 안고 있다. 이에 각 사업자들은 VAN망을 개방적인 인터넷망 환경으로 바꾸면서 차제에 국가간 무역까지 연계시키자는 데 뜻을 모았다. 그동안 무역자동화는 각국내에서만 이루어졌지 국가간에는 폐쇄적인 환경상 실현되지 못했다. 개방환경으로 체질을 개선하면서 전자무역까지 이룩한다면 무역자동화사업자들의 입지가 대폭 강화될 수 있다는 이해관계도 맞아떨어졌다.

 ◇과제=동아시아 사이버무역망 구축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은 서로 다른 상거래 환경하에서도 전자무역을 할 수 있도록 해주는 호환성이다. 전자적으로 무역을 하기 위해서는 우선 시스템이 호환성을 지녀야 하며 전자적으로 처리되는 상거래 방식도 상당부분 통일성을 갖추어야 한다. 전자무역과 관련해서는 아직도 세계적인 표준이 없는 상태다. 솔루션도 사업자마다 서로 달라 서로 다른 솔루션을 이용하는 업체들간에 전자적으로 상거래를 하기가 곤란하다.

 또한 같은 솔루션을 이용하는 업체라 하더라도 국가가 다를 경우 무역을 위한 네고나 상품이름, 코드가 달라 똑같은 제품이 서로 다르게 인식되거나 아예 인식되지 않는 경우도 허다하다.

 이 문제는 인터넷 확장표시언어기반 전자상거래 문서교환체제(ebXML)로 극복한다는 계산이다. 이미 한국·일본·대만 등 3국은 ebXML에 대한 협력체제를 구축해놓고 있다. 여기서 솔루션 표준화는 물론 상거래관행(비즈니스프로세서)의 통일이나 상품분류체계나 전자카탈로그의 표준화를 이룩해낼 예정이다.

 국가간 서로 다는 제도나 환경에 대한 협력은 신설되는 주식회사 범아시아연맹(PAA)이 각국 정부의 지원을 받아 추진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비록 민간사업자들이 추진하고 있지만 동아시아 사이버무역망 구축의 성사 여부는 각국 정부의 의지에 달려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전자지불 및 결제에 필요한 각국 금융권의 협력이나 전자무역에 걸림돌이 되는 각종 제도 및 환경의 정비가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이다. 또한 전자문서교환에서 물류나 통관에 이르기까지 전자무역에 필요한 모든 인프라 관련업체들이 관련돼 있기 때문에 특정 업체가 주도가 돼서는 바람직한 협력체제가 이루어지기 힘들 수도 있다.

 <유성호기자 shyu@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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