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제품인 평판디스플레이(FPD)산업에 대한 정부의 세제지원 정책이 미흡하다며 업계나 학계에서 불만의 소리가 높다.
첨단제품을 생산하기 위한 장비 수입에는 면세 혜택이 주어지나 동일한 첨단제품이라 할 수 있는 박막트랜지스터 액정표시장치(TFT LCD)를 비롯한 플라즈마디스플레이패널(PDP), 유기전계발광소자(EL) 등 FPD제품에는 이같은 혜택이 없다고 한다.
또 부가세나 특소세·법인세 등도 업계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오는 9월부터 다시 시작될 국책연구개발과제에서 FPD가 거의 제외됨으로써 정부 지원시책이 업계의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것은 이미 지적된 바 있다. 따라서 정부가 관련업계나 학계로부터 FPD분야를 홀대한다는 말을 듣는 것은 일과성 불만 표출만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그것은 FPD산업의 중요성에 대한 정책당국자들과 관련업계·연구계의 시각차이에서 비롯됐다. 문제는 그 시각차이에 따라 산업이 크게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FPD분야는 비록 핵심기술을 일본 등에 의존하고 있어 우리가 로열티를 지불하기도 하지만 장치산업이기 때문에 완제품을 생산해 수익을 얼마든지 올릴 수 있다. 이것을 생산하는 나라는 세계에서 몇 안돼 수출 주력제품으로 삼을 수 있는 것이다.
이미 관련업계에서 이같은 점 때문에 대대적인 투자를 단행해 우리는 일본과 함께 전세계 시장의 상당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특히 FPD는 정보가전분야의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부가가치가 높고 시장도 매우 커질 것으로 보인다. 또 이는 컴퓨터나 정보가전제품의 경쟁력과 직결돼 산업에 파급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이 분야는 경쟁이 심하고 그 가운데 어떤 제품이 차세대 모니터로 정착할지 모르기 때문에 제품개발이나 양산을 위한 투자에는 위험이 작지 않다.
이 때문에 일본은 이미 관련업계에 상당한 지원을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대만도 최근들어 일본과 협력을 강화하는 한편 경쟁 상대국인 한국을 추월하기 위해 정책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그런데도 정작 우리 정부는 이 분야에 대한 지원을 대만이나 일본 등 경쟁국에 비해 소흘히 하고 또 다른 첨단산업 분야보다 세제 지원 등을 불리하게 한다면 산업이 위축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따라서 정부는 자원이 한정돼 있긴 하지만 FPD산업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을 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 볼 필요가 있다.
정부는 관련업계가 요구하는 원자재나 부품·장비 수입에 대한 무관세 문제를 세수나 관련업계에 큰 무리가 가지 않는다면 해결하는 것이 좋다. 무관세가 자칫 국산 제품 개발을 저해하고 수입을 조장할 가능성이 있는지를 먼저 신중히 살펴야 할 일이긴 하다. 그게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면 핵심부품이나 원자재·장비 등의 국산화가 이루어질 때까지 일정기간 세제혜택을 부여하면 큰 무리는 없을 것이다.
아울러 핵심부품의 국산화율이 높아질 때까지 정부는 연구개발에 대해서도 당분간 지원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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