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정글을 헤쳐 나가는 e게릴라가 되라.”
이는 이 책의 저자들이 닷컴의 위기를 진단한 결과 벤처 최고경영자와 닷컴 기업가들에게 제시하는 처방전이다.
닷컴기업은 아날로그기업의 구성원들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유전자(DNA)를 가진 사람, 즉 e게릴라가 이끌어 가는 기업이라는 말이다.
저자들이 주장하는 e게릴라의 생존원칙은 △게릴라는 기본적으로 공격적이어야 한다 △작은 것을 목표로 공격하라 △리더처럼 행동하지 말라 △포기를 준비하라 △지지기반을 확보하라는 것.
세계 최강의 미군이 월남의 정글에서 게릴라들에게 발목이 잡힌 일이나, 소련군이 아프가니스탄에서 게릴라를 이겨내지 못한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게릴라들이 전투지역·전투시기·전투방식을 자신들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결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 말하는 e게릴라도 비슷하다. 이제 막 탄생한 닷컴기업이 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세계적 규모의 거대기업에 맞서기 위해서는 거대기업이 만들어 놓은 산업의 규칙, 거대기업이 설정해둔 산업의 영역을 벗어나 혁명적인 경쟁방식, 혁명적인 비즈니스모델을 창출하고 이를 거대기업에 강요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곧, 이 모든 것을 가능케 하는 기본조건이 바로 인터넷이란 점에서 닷컴기업은 e게릴라가 돼야 한다는 뜻이다.
사실 닷컴은 얼마전까지만 해도 번뜩이는 사업구상과 참신한 기술력을 갖췄다 해서 새시대의 영웅 대접을 받았다. 그리고 한때는 재벌기업만큼이나 급속성장을 구가할 것으로 여겨졌다.
그러던 닷컴이 이젠 애물단지 취급을 당하고 있다. 너나없이 닷컴투자에 몰두하던 대기업들마저 이제는 닷컴에서 속속 철수하고 있다. 닷컴에 대한 시장의 평가는 불과 2∼3년새 천국과 지옥을 오간 것이다.
조급하게 투자의 성과를 기대한 투자자들에게도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역시 근본적인 문제는 실질적 성과를 제시하지 못한 우리나라의 닷컴기업들에 있다는 것이 저자의 분석이다. 투자자들은 이제 아무리 뛰어난 아이디어를 가진 닷컴이라 하더라도 돈으로 연결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기업이 아니면 투자를 기피하고 있다는 것.
이 책은 화려한 말만 앞세우는 것보다는 자신의 현실을 충분히 인식하고 거대기업과의 경쟁에서 승리해야 한다는 점을 새삼 강조한다.
<최승철기자 rockit@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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