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누스 토발즈 지음/안진환 옮김/한겨레신문사 펴냄/1만원
전세계 소프트웨어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 제국이 리눅스에 위협당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 책의 저자 리누스 토발즈는 그것은 ‘오픈 소스’ 철학때문이라고 진단한다.
‘취미삼아’ 리눅스를 만들어 무상배포와 오픈 소스 운동을 통해 디지털 업계를 뒤흔든 리눅스의 창시자 토발즈는 한국어판으로는 처음 출간된 이 책에서 “오픈 소스에 담긴 이론은 간단하다. 그것을 공개함으로써 빠르고 지속적인 발전을 기대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사람들이 동시에 작업에 참여함으로써 서로 문을 걸어 잠그고 일할 때보다 성공적인 결과를 훨씬 빨리 얻을 수 있다”고 역설한다.
괴짜 소년으로 통했던 청년기에서부터 리눅스 개발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은 성년기에 이르기까지의 인생역정과 그만의 독특한 사상이 녹아있는 이 자서전에서 토발즈는 솔직담백한 통찰력과 견해로 하이테크와 관련 사업의 미래상을 제시하고 있다.
지금으로부터 약 10년전 컴퓨터에 빠져 지내던 핀란드의 평범한 대학생 토발즈는 컴퓨터 운용체계를 위한 코드를 이 책의 부제인 ‘우연한 혁명에 대한 이야기’처럼 혼자의 힘으로 만들었다.
그는 더 나아가 이 코드를 공개했을 뿐 아니라 다른 엔지니어들에게 자신이 개발한 코드의 개선작업에 참여해줄 것을 요청했다. 컴퓨터 운용체계의 새 역사는 바로 이렇게 시작된 것이다.
오늘날 토발즈는 오픈 소스 소프트웨어 운동의 핵심 인물로 부상했고 그가 개발한 리눅스는 전세계인이 즐겨 사용하는 프로그램으로 발전했다.
리눅스가 이같은 성공을 이룬 배경에는 바로 △모든 정보는 모두가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 △제공된 정보를 향상시키는 데 관심있는 사람이면 어느 누구든 무료로 공유할 수 있어야 한다 △향상된 정보 역시 무료로 공개돼야 한다는 그의 신념이 자리하고 있다.
이 때문에 수십만명의 컴퓨터 프로그래머들이 인류 역사상 최대 ‘공조 프로젝트’라 할 리눅스 프로젝트에 자발적으로 참여하게 됐으며 저자는 이같은 공조 프로젝트를 통해 기술의 진보가 이뤄진다고 믿었던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창시자 빌 게이츠와 유사하지만 독특하면서도 설득력을 지닌 그의 이같은 철학 때문에 게이츠와는 매우 대조적인 인물로 평가되고 있는 것이다.
이 책의 원제인 ‘Linux, just for fun’에는 토발즈만의 독특한 사상이 잘 압
축돼 있다. 생존이 당연한 것이 되자 리눅스 작업에 참여한다는 것 자체가 사회적 동기뿐 아니라 사람들과 함께 지적 도전을 즐기는 오락적 동기까지 만족시켜줬다는 것이다.
이 책은 또 가벼운 에세이 형식을 취하고 있어 리눅스 관련자, 컴퓨터에 관심있는 독자들뿐 아니라 컴퓨터를 잘 모르는 사람들도 한 편의 소설처럼 읽어내려갈 수 있다.
부인 그리고 세 딸과 함께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에서 살고 있는 토발즈는 오늘도 비밀리에 ‘취미삼아’ 모종의 하드웨어를 개발하고 있다.
<최승철기자 rockit@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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