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기업 자금조달 크게 늘어

올 들어 코스닥기업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이 늘어나는 등 증자를 통한 자금조달보다는 사채발행을 통한 자금조달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이는 증시의 침체로 기업들이 유상증자를 통해 자금을 확보하기 어렵게 되자 회사채나 BW·전환사채(CB) 발행을 통한 자금조달 방법을 사용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사채를 통한 자금조달은 증자와는 달리 이자비용이 발생하며 해당 기업의 부채로 작용, 기업들의 재무상태를 악화시킨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26일 코스닥증권시장은 지난 24일 현재 올해 코스닥등록법인이 유상증자 및 사채발행을 통해 조달한 자금은 총 1조371억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중 유상증자가 33건에 3126억원이었고 사채 발행은 84건, 7245억원 규모였다.

 올해 1·4분기까지의 집계만 보면 전체 자금조달 실적은 지난해 2조3292억원에 비해 1조5471억원이나 감소한 7821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증시의 침체로 유상증자가 지난해 1·4분기보다 1조6304억원이나 대폭 줄었기 때문이다.

 BW와 전환사채(CB)를 포함한 사채 발행규모는 6296억원으로 지난해 1·4분기보다 833억원(15%)이 늘어났다.

 사채 발행의 유형별로는 BW와 일반회사채가 각각 2657억원, 2270억원을 기록해 전년동기 대비 355%, 341%의 높은 증가세를 보였다. 반면 CB는 4365억원으로 지난해보다 69%나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발행기업이 단순히 주식으로 전환가능한 CB보다 신주인수권 행사와 함께 추가자금을 유치할 수 있는 BW를 선호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코스닥증권시장 관계자는 “올해 유상증자가 크게 줄어들면서 코스닥기업들의 자금조달 규모가 줄었다”며 “시장활황기에는 유상증자가, 침체기에는 사채발행이 주요 자금조달 수단임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김학균 신한증권 코스닥팀장은 “BW나 CB 발행 후 짧은 시일 내에 주식으로 행사 및 전환할 수 있거나 행사가와 전환가가 현 주가 수준보다 턱없이 낮은 경우는 해당 기업의 주가상승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며 “사채발행을 통해 유치한 자금을 효과적으로 사용해 기업가치를 높일 수 있다면 긍정적이지만 유상증자가 어려워져 사채 발행이 늘고 있는 상황은 기존 주주와 기업 모두에게 부정적이다”고 지적했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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