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3회 벤처지원 포럼]주제발표-SW불법복제 단속의 실효성과 대안

◆박재연 한백 부사장

정부 주도하에 정통부·검찰·행정자치부·SW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SW 불법복제 단속으로 인해 기업은 물론 일반 국민들 사이에서도 찬반양론이 팽팽히 맞서는 등 파장이 적지 않다.

 이번 집중단속으로 인해 SW업계는 국내 관련산업 성장의 건전한 환경이 마련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궁극적 효과에도 불구하고 벤처기업들은 단속으로 인한 업무차질이 심각한 수준에 달해 있다.

 며칠밤을 새워 하드디스크를 새로 포맷하거나 구입을 의뢰한 SW제품 도착시까지 업무를 중지하는 등 단속의 본래 취지가 퇴색되고 있다며 벤처기업들은 불만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대부분 기업들은 정품 사용의 필요성을 인정하지만 현재 벤처업계의 자본금에 버금가는 수준의 SW에 대한 투자가 큰 자금부담이 되고 있다는 주장이다. 또 단속을 틈타 폭리를 취하고 있는 해외 SW업체 및 중간도매상에 대한 불만도 극에 달해 있다.

 용산 등 전자상가의 경우 조립PC업체들은 PC시장의 불황, 고환율 등의 악재가 겹친데다 최근 불법SW 단속이 가히 ‘소리없는 IMF’라며 폐·전업이 속출하고 있다.

 일반 국민들 사이에서는 국내 SW산업 활성화를 위한 이번 조치에 공감하면서도 정부가 나서서 외국 독점업체의 폭리까지 보호해줄 필요가 있느냐는 반대여론 역시 만만치 않다.

 이번 단속으로 정부측은 국내 SW산업에 대한 긍적적인 예상효과를 내놓고 있지만 이에 대한 의구심은 여전하다.

 현재 국내 SW업체 중 패키지를 생산·판매하는 업체는 불과 10개 내외이고 핵심적인 오피스제품의 경우는 5개 정도다. 그 결과 SW구매가의 90∼95%는 외국기업의 몫이며 국내업체의 기대효과는 미미한 실정이다.

 이와 반대로 기타 SW업체들은 정품SW 구입으로 인한 비용부담 증가로 인해 기업활동이 위축되고 고용이 감소됐다. 즉, 단기적으로는 국내산업 전체에 오히려 부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판단된다.

 또 미국으로부터 SW 불법복제 우선관찰대상국(PWL)으로 지정됨으로써 예상되는 불이익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지만, PWL은 해당정부에 압력을 가하는 단계의 성격으로 실제적인 제재가 이뤄지지는 않는다.

 실제로 최근 미국이 우선협상대상국(PFC)으로 지정해 일방적인 제재조치를 취했지만 WTO패널에서 패소한 경우도 있다. 외국과의 통상협상에 정치적인 고려가 개입돼야 한다면 이에 대한 후속조치가 반드시 뒤따라야 할 것이다.

 이와 함께 일부 대형 SW기업의 독점이 신경제하에서 네트워크의 발달과 가격경쟁으로 자연스럽게 해결될 것이라는 주장도 국내 SW업계의 기술경쟁력 수준을 고려할 때 아직은 설득력이 약하다.

 이번 단속과 관련해 가장 심각한 문제는 사전 공지나 계도없이 무작위로 전국민과 중소·벤처기업인들을 잠재적인 범죄인으로 취급한 것이다. 이는 최근들어 자금부족으로 어려움에 처한 중소·벤처인들의 근로의욕을 상실시켜 신경제 성장의 대안으로서 자리잡아가고 있는 벤처기업의 활동을 위축시키고 있다.

 또 지적재산권 침해가 친고죄에 해당함에도 불구, 정부가 무작위로 SW 불법복제를 단속하고 명단을 SW업체에 알려줘 다시 고발하는 방식은 문제의 소지가 있으며, 정통부 직원에 준사법권을 부여하는 방안도 법적검토가 필요하다.

 따라서 정부는 먼저 단속이나 제재보다는 상시적 안내·계도를 통해 국민적 인식전환에 노력하고 경쟁산업 육성을 통한 가격하락을 유도, 정확한 SW실태조사를 통한 정책 입안을 통해 정품SW 사용을 위한 환경에 나서야 한다.

 SW업계도 불법복제율을 감안안 고가의 가격 책정을 지양해 합리적 가격을 책정함과 동시에 라이트버전 등 사용자의 선택권을 높인 제품 및 서비스 정책으로 점진적인 시장 접근이 필요하다.

 지식강국은 구호만으로 이뤄지지 않는다. 첨단산업인 SW산업의 올바른 발전을 위해단속이나 제재보다는 개발자·사용자·정부 3자가 합리적이고 균형있는 시각

으로 상대방의 입장을 존중하며 서로의 목표를 추구하는 동반자적 관계를 가질 때 가능할 것이다.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