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예상보다 선전

삼성전자의 1·4분기 성적표는 업계의 예상치나 세계 동종기업의 실적과 비교할때 일단 ‘A플러스’로 평가된다. 반도체 등 정보기술(IT)시장의 전반적 침체에도 불구, 전분기보다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증가했으며 매출액도 5.5% 감소하는 데 그쳤다. 물론 전년동기에 비해서는 매출증가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과 순이익 모두 감소한 것이지만, 미국을 비롯한 세계경제의 성장둔화 등 경영환경이 지난해 하반기 이후 악화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때 고무적인 성과라 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램버스D램 등 고부가가치 제품군으로의 제품 다양화와 환율상승에 따른 수출대금의 환차익, 가전제품의 판매호조 등을 통해 이 같이 좋은 실적을 거둔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정창원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의 실적호전은 1·4분기 환율 상승의 효과가 가장 컸던 것으로 보인다”며 “고부가가치 제품인 램버스D램의 매출이 전분기에 비해 2배 가량 늘어난 3억7000만달러로 추정되는 등 매출의 감소에도 이익 확대가 두드러졌다”고 말했다.

 민후식 대한투자신탁증권 애널리스트도 “환율상승으로 가전과 통신부문 수익이 좋았던데다 1·4분기 D램 평균판매단가(ASP)가 예상보다 높은 5달러 62센트대인 것으로 집계돼 일반 싱크D램의 가격 약세에도 다양한 제품군 확보를 통해 수익성을 갖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반도체부문은 당초의 우려 수준을 벗어났을 뿐 분명한 약세를 보였다. 지난해 4·4분기 3조3000억원에서 이번 1·4분기에는 3조원선으로 9% 감소, 전체 매출감소율 5%를 크게 넘어섰고 영업이익률도 35%까지 떨어졌으며 외형비중은 1%포인트 정도 하락했다. 하지만 영업이익률 35%라는 반도체부문의 이같은 경쟁력은 지난주 8%에 불과한 것으로 발표된 하이닉스반도체의 영업이익률과 비교할때 세계 반도체시장의 강자임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줬다는 평가다.

 삼성전자의 자산규모는 3월말 현재 27조8000억원으로 전분기말보다 9000억원 증가했고 자본 역시 17조7000억원으로 1조5000억원 늘어났다. 총부채는 10조2000억원으로 전분기말 대비 5000억원 감소해 부채비율은 66%에서 57%로 낮아졌으나 차입금은 전분기 대비 3700억원 늘어난 5조8200억원으로 집계됐다.

 한편 삼성전자는 시설투자와 관련, 시장 상황에 맞춰 유연하게 대처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며 당초 계획했던 7조3000억원의 시설투자 중 반도체부문에서만 1조2000억원을 줄여 6조1000억원으로 낮춘다고 밝혔다. 이는 국내 반도체 장비업체들이 올해 업황이 매우 좋지 않을 것임을 의미하는 내용이어서 주목된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kr>

삼성전자1·4분기 실적

구분 2000.4분기 2001.1분기 증감

매출액 9조1077억원 8조6000억원 -5.5%

영업이익 1조4600억원 1조6100억원 10.2%

경상이익 1조4491억원 - -

순이익 1조1630억원 1조2400억원 6.6%

주당순이익(EPS) 6598원 6979원 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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