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숭이 200마리 수용 국내 최대규모 영장류 실험실 만든다

 한국화학연구원에 국내 최대 규모의 영장류 독성실험시설이 들어서 국내 신약개발을 위한 안전성 연구가 활기를 띨 전망이다.

 화학연은 최근 건립을 앞두고 있는 안전성 연구동 지하 1층에 독성실험용 원숭이 200마리를 수용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출 예정인데다 일본 업체가 독성실험을 의뢰해 적극 검토중이라고 23일 밝혔다.

 안전성 연구란 새로 개발되거나 현재 사용중인 농약, 의약 및 각종 화학물질이 인간이나 환경에 미치는 나쁜 영향을 조사하기 위해 마우스·래트·기니피그·토끼·개·원숭이·물고기·곤충 등의 실험동물을 이용해 각종 독성시험을 실시하는 것을 말한다.

 국내에서는 화학연이 지난 87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설·연구장비·인력을 확충하고 연구를 시작해 국내 최초로 의약품 안전성 시험관리기준(KGLP) 적격기관으로 지정받아 만성 독성시험, 발암성 독성시험, 화학물질의 환경화학적 특성시험, 생태 독성시험 등을 수행해왔으며 지난해 약물동태시험용 원숭이인 사이노몰거스 4마리(마리당 500만∼600만원)를 구입한 바 있다.

 화학연은 일본업체와의 계약이 성립되면 당장 40∼50여마리의 실험용 원숭이가 있어야 하며 독성시험 프로젝트 4, 5개를 진행할 경우 최소 200마리 정도가 필요할 것으로 보고 단계적인 구입을 계획하고 있다.

 더욱이 그동안 국내에서는 영장류 실험을 위한 기반시설이 부족, 원숭이 실험의 60∼70%를 일본 등지에서 실시해왔으며 이때 들어가는 비용은 장기 만성독성시험을 기준으로 보통 2억5000여만원이 소요되나 국내에서 실험이 이뤄질 경우 일본의 3분의 1수준인 8000만∼9000만원이면 해결될 전망이어서 개발초기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에 따라 화학연은 올 연말 연구동이 준공되는 대로 실험용 원숭이 수입에 나서 늦어도 내년 봄까지는 20∼50마리 구입할 예정이며 프로젝트의 계약진행을 봐가며 점차 마리수를 늘릴 방침이다.

 화학연 관계자는 “연구동이 완공되면 영장류 실험시설로는 국내 최대가 될 전망”이라며 “쥐나 개 등을 대상으로 하는 독성실험을 거치지 않고 바로 원숭이 실험으로 들어가면 개발비용도 상당히 줄여 신약의 경쟁력이 한층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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