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반도체(구 현대전자)가 단일 종목으로는 사상 최대의 거래속에 3일 연속 상승했다. 20일 하이닉스반도체의 거래량은 1억3299만8420주를 기록, 지난해 7월 6일 한빛은행이 기록한 1억3277만8000주를 넘어서는 대량 거래가 터졌다.
하이닉스반도체의 주가는 20일 장중 한때 상한가에 육박하기도 했지만 경계매물 등으로 80원 오른 3285원으로 마감, 3일 동안 35.2%의 주가 상승률을 보였다. 외국인들은 3일간 하이닉스반도체 주식 1040만주 이상을 순매수하며 주가를 끌어올렸다. 또 하이닉스반도체의 외국인 지분율은 3개월여 만에 다시 20%대로 올라섰다.
전날의 강한 매기가 꺾이며 삼성전자가 약세로 돌아선 것과 달리 하이닉스반도체가 이같은 강세를 보이는 데 대해 증시 전문가들은 전날 밝힌 1·4분기 실적과 향후 구조조정계획 등이 시장의 긍정적 반응을 이끌어냈기 때문으로 풀이하고 있다. 채무축소 등 구조조정이 시급한 하이닉스반도체가 향후 방향을 제시한 것이 단기 낙폭과대와 맞물려 주가상승의 재료로 작용했다는 것이다.
또 정부와 채권단이 하이닉스반도체의 은행권 여신을 당초 올해말까지에서 2002년말까지 추가 연장하고 회사채 신속인수 만기도 6개월 연장해주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도 주가강세의 배경으로 풀이된다. 하이닉스반도체의 재정 주간사인 살로먼스미스바니(SSB)는 채권단을 대상으로 기존에 지원된 신디케이트론 8000억원 가운데 5000억원의 만기가 내년초에 몰리기 때문에 이를 내년말까지 연장해 달라고 요청한 상태다.
한편 하이닉스반도체와 살로먼스미스바니는 이날 ‘해외투자유치 설명회‘를 통해 1조8000억원의 자본조달과 동시에 계열분리를 추진하겠다고 기존의 입장을 재차 밝혔다. 또 특수관계인의 지분매각을 통해 계열분리를 추진하고 있으며 지분매각에 정몽헌 회장도 동의했다고 설명했다.
주가도 강세고 자구안을 내놓는 것은 일단 긍정적이지만 실천이 더 중요하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대우증권은 이날 유동성문제 해결에 대한 불확실성이 남아 있다며 하이닉스반도체에 대한 투자등급을 ‘중립’으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하이닉스반도체의 유동성문제 해결의 열쇠가 되는 D램 경기가 아직 바닥을 확인했다고 보기 어렵고 외자유치나 자산매각 등 아직은 산적한 문제들이 많다는 것이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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