샐러리맨 같은 최고경영자(CEO), 여느 벤처기업과는 다른 공격적인 경영과 다양한 수익모델 발굴, 그러면서 수도권에 전혀 뒤지지 않을 만큼의 기술력을 겸비한 인터넷 벤처기업이 있다.
“인터넷 벤처기업에 기술력은 기본입니다. 결국 성공이라는 열쇠를 거머쥘 수 있는 힘은 바로 시대에 맞는 수익모델 창출과 CEO의 마케팅 능력이라고 봅니다.”
대구지역 웹포털 전문 벤처기업인 한국인터넷무역의 김학병 사장(34)은 “벤처기업도 이젠 카멜레온같은 변신을 시도해야 할 때”라고 강조한다.
한국인터넷무역이 주목받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이 회사는 지난 99년 무료 CGI제공사이트를 운용하며 6개월만에 무려 20만명의 회원을 확보, 미국 웹에이전트회사인 플라이케스트사와 매달 1000만원씩 매출을 올릴 수 있는 광고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그 후에도 김 사장의 탁월한 마케팅은 계속된다.
별도법인인 넷블루(http://www.netblue.com)를 설립, 부산경찰청을 비롯해 각종 관공서의 웹사이트 및 웹호스팅 구축사업을 맡는 등, 한마디로 돈되는 웹사이트 구축 수주를 잇따라 따냈다. 또 지난해말에는 국내 대기업을 상대로 한 문구류 전문 쇼핑몰을 구축, SK그룹과 현대·하나은행 등이 이 회사의 쇼핑몰을 이용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올초에는 이 회사가 운영하는 도메인쇼크닷컴(http://www.domainshock.com)이 국제도메인관리기관(ICANN)으로부터 국제 도메인 등록 레지스트라(registrar)로 승인받아 전세계에서 아직 몇 안되는 도메인 등록인가업체 중 한 곳이 됐다.
김 사장은 “아무리 좋은 콘텐츠라도 그 콘텐츠 하나만으로 승부를 거는 것은 무모하다”며 “이제 인터넷기업도 시대에 적합한 수익모델을 찾지 못하면 도태되고 만다”고 설명했다.
이 회사가 갖고 있는 다양한 아이템 가운데 기업소모성자재(MRO) 온라인마켓은 회사에 안정적인 수익을 가져다 주는 효자제품군이다. 현재 현대백화점과 SK그룹·야후코리아·하나은행 등 대기업을 포함한 10여개 업체가 이 회사가 구축한 문구류 쇼핑몰을 통해 각종 사무용 자재를 구매하고 있다. 오는 6월이면 현대자동차도 이 쇼핑몰 사용 계약을 맺을 계획이다. 이 회사는 이를 위해 지난해부터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MRO물류센터를 운영중에 있다.
“현재 개발중인 사내 종합그룹웨어에 e마켓플레이스를 장착한 강력한 기업간 전자상거래(B2B EC) 솔루션을 개발, 국내기업들이 고효율과 저비용으로 업무를 처리할 수 있도록 하는 기업전문 네트워크솔루션 개발이 완성단계에 와 있습니다.”
쇼핑몰 구축사업과 관련, 이 회사는 지난해 일본 나고야에서 일본의 TAKA사로부터 주방전문 쇼핑몰을 수주하면서 일본 도쿄에 현지법인을 설립하는 등 글로벌마케팅을 위한 첫발을 내디뎠다.
올초 ICANN으로부터 받은 국제도메인 등록 레지스트라 승인은 올 한해 이 회사의 전망을 밝혀 주는 촉진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사실 국제도메인 등록인가업체란 시스템 해킹이나 탬퍼링(tampering), 기타 데이터 소실에 대한 대비, 보안 등에 대한 엄격한 심사를 통과했다는 뜻이기 때문에 의미가 크다.
최근 국내 최초로 개발된 BSD 운용체계(OS) 기반의 웹서버 보안 매니지먼트 툴(BCC:BSD Control Center)은 이 회사의 기술력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김 사장은 “국내에서는 아직 불모지에 가까운 BSD시장에서 이를 기반으로 한 BCC 개발은 가격과 성능·안정성 면에서 윈도나 유닉스·리눅스보다 뛰어난 BSD의 저변 확대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밖에 한국인터넷무역이 다음달초 서비스 개시를 목표로 준비하고 있는 서비스는 인터넷 무역사이트 키트라닷컴(http://kitra.com)이다. 키트라닷컴은 기존 무역사이트와 달리 유무선으로 세관공매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고 무역정보와 해외바이어 정보를 휴대폰을 통해 실시간 검색할 수 있는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한다. 키트라닷컴은 또 기존 무역사이트의 약점을 보완, 대형 포털사이트를 추구하면서 콘텐츠에 기반을 둔 B2B 인터넷 무역시스템(ITATS)을 도입할 계획이다.
김 사장은 “글로벌마케팅과 관련, 지난해 이미 네트워크솔루션과 전략적 제휴를 맺고 일본 도쿄에 지사를 설립하는 등 해외마케팅의 발판을 마련했다”며 “올해 북미와 유럽으로 지사망을 확충해 글로벌마켓플레이스를 구축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대구=정재훈기자 jho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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