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현 엮음/ 커뮤니케이션북스 펴냄/ 1만4000원
‘게임을 보면 사회를 읽을 수 있을까.’
최근 게임산업이 급부상하면서 게임과 관련된 새로운 문화가 속속 생겨나고 있다.
게임방이 새로운 문화공간으로 자리를 잡는가 하면 게임과정을 스포츠처럼 생중계하는 TV프로그램이 큰 인기를 모으고 있다. ‘e스포츠’라는 신종어도 탄생했고, 프로게이머를 꿈꾸는 청소년도 한두명이 아니다.
게임은 비단 문화뿐 아니라 21세기 국가전략산업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충남대 언론정보학과 이재현 교수가 엮은 ‘인터넷과 온라인게임’은 게임을 둘러싼 이같은 현상을 사회과학적으로 접근한 보기 드문 게임 학술서다.
게임의 역사는 컴퓨터가 세상에 처음 모습을 드러낸 때와 거의 출발을 같이할 만큼 오래됐다. 하지만 게임을 학문적 입장에서 체계적이고 과학적으로 접근한 연구는 거의 전무한 실정이었다.
게임은 단순한 ‘놀이’라는 잘못된 선입견을 깨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여기에 학자나 연구자들이 게임이라는 연구대상에 익숙하지 않았던 점, 컴퓨터 게임 텍스트의 복잡성과 그에 따른 방법론적 어려움 등도 ‘연구의 빈곤’을 부채질해 왔다.
이 책은 이같은 문제의식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게임도 영화나 문학 등과 같이 현대사회를 읽는 하나의 중요한 텍스트 가운데 하나라는 게 이 책의 출발점이다.
국내외 학술논문 8편으로 구성된 이 책은 크게 2부로 나뉜다. 1부에서는 과연 게임은 무엇인가라는 원론적인 물음에 대해 학자들의 대표적인 시각과 입장을 제시한다. 1부가 게임에 대한 이론적 논의를 주로 다룬 글이라면, 2부는 특정 게임들을 대상으로 구체적인 사례 분석을 담은 글들이 소개된다.
학문적 논의를 다룬 글에서는 푸코의 ‘권력담론’, 드 세르토의 ‘신세계 탐험 담론’ 등 사회과학 이론이 게임 분석의 주요한 도구로 사용된다. 게임 텍스트도 얼마든지 사회 과학적 접근이 가능하다는 반증인 셈이다.
또 사례분석에는 ‘스타크래프트’ ‘심시티’ ‘리니지’ 등 유명한 PC 및 온라인게임이 소재로 사용돼 독자들의 흥미를 유발한다. 특히 각 게임들의 개괄에서 그치지 않고 게임에서 비롯되는 사회현상, 게임속에 비친 사회 등 게임과 사회의 상호작용에 대한 논의를 심화시킨다.
가상공간에 투영된 계급 및 계층 개념, 온라인게임 아이템을 싸고 벌어졌던 현실속 절도와 폭력사건 등 게임과 사회는 이미 긴밀한 상호작용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책은 미국 커뮤니케이션학 교수 및 비평가, 국내 언론학자의 논문으로 구성됐으며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학술지 ‘차원’에 실린 글도 소개됐다. 현재 사회 과학적으로 게임을 분석한 글은 최대한 모았다는 의미다.
역자는 이 책을 디딤돌로 게임에 대한 보다 체계적인 학문적 접근을 기대하고 있다.
<장지영기자 jyaj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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