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나리오 경영의 대표주자 LG전자 정병철사장
요즘과 같은 불확실성의 시대에는 경영자들의 역할이 더욱 중요하다. 시장환경이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는 상황에서 기업의 경영자들은 이러한 변화를 한발 앞서 감지하고 조직을 신속히 적응시키는 일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런 면에서 LG전자 본사 총괄 대표이사 겸 CFO를 맡고 있는 정병철 사장(55)은 특히 주목할 만한 리더라고 할 수 있다. 정 사장을 시나리오 경영의 대표적인 인물로 꼽는 이유는 96년 7월 부임하자마자 LG전자에 시나리오 경영이라는 개념을 처음으로 도입시켰기 때문.
LG전자는 정 사장의 지시로 시나리오 경영의 도입을 검토하기 위해 태스크포스를 구성하고 본격적인 시나리오 계획 수립에 착수했다. 특히 LG전자는 당시 경영계에 제시되던 위기관리경영(리스크 매니지먼트)의 중요성에 대해 인식하고 이를 시나리오 경영이라는 경영기법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그 효용성과 적용가능성에 대해 충분한 검토과정을 거쳤다.
이를 기반으로 LG전자 경영회의에서는 경영계획에 큰 영향을 미치는 원화절상·매출차질·판매가하락·이익미실현 등 4가지 상황에 대한 경영 시나리오의 토론을 펼친 결과 환율상승과 내수경기 악화에 대비해 수출에 역량을 집중하는 방향으로 경영전략을 수립했다.
LG전자는 또 캐시플로 극대화, 초긴축 자원투입, 조직체질 강화, 공격적인 목표수립 등을 중점 관리하는 데 초점을 맞춰 시나리오 경영기획을 수립, 안팎의 위기상황에도 불구하고 안정적인 수익 경영구조를 유지해가고 있다.
97년부터 시나리오 경영을 경영에 적용한 정 사장은 시나리오 경영의 실천을 위해 매월 경영회의를 개최하고 월별로 사업계획을 수립하고 예측하는 월별 이동계획 시스템을 기업내 정착시키는 성과를 거뒀다.
정 사장은 “시나리오 경영이 기업 경영의 기본 툴로 정착되려면 본사뿐 아니라 각 사업본부와 해외법인들이 사업계획을 수립할 때도 이를 기반으로 삼아야 할 것”이라며 임직원들의 의식변화를 강조했다.
<김종윤기자 jy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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