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출위기를 맛본 기업 노키아(http://www.nokia.com)가 세계 제1의 이동전화단말기 판매업체로서 주목받고 있다.
지난 80년대말 과도한 사업확장의 영향으로 퇴출될 위기에 처했던 집단이 구조조정을 시작한 지 10년여만에 가장 건실한 세계 1위 기업으로 거듭난 것이다. 그들의 성공은 이동통신장비분야, 특히 이동전화단말기를 ‘선택’하고 ‘집중’한 결과였다.
산타클로스의 나라, 핀란드. 국토(33만8000㎢)의 69%가 침엽수림으로 덮여 있고 넓이 500㎡ 이상의 호수가 18만7888개나 되는 곳. 그 곳에 세계 제1의 이동전화단말기 판매업체인 노키아의 뿌리가 있다.
시장분석 전문기관인 가트너 데이터퀘스트에 따르면 노키아는 지난해에만 이동전화단말기 1억2636만대를 판매해 시장점유율 30.6%를 기록했다. 이같은 결과는 세계 2, 3위 이동전화단말기 판매업체인 모토로라(6009만대)와 에릭슨(4146만대)을 합친 것보다 많다. 굳이 노키아가 세계 이동전화단말기시장에서 차지하는 위치를 재확인할 필요가 없을 정도다.
지난 95년 12월에는 미국에서 노키아의 진가가 유감없이 발휘됐다. 당시 노키아는 자사의 미국시장 단말기 판매량이 당초 예상을 밑돌 것으로 발표했다. 이 간단한 발표로 미국 주식시장의 기술 관련주들이 동반하락, 투자자들을 ‘노키아 쇼크’로 내몰았다. 지난해말에도 노키아는 예상을 밑도는 이동전화단말기 판매량을 발표함으로써 다시금 노키아 쇼크를 일으키기도 했다.
현재 노키아는 세계 130개국에서 이동전화단말기를 판매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지난달 27일부터 이동전화단말기 판매에 돌입했다. 특히 우리나라에는 노키아가 보유한 이동전화단말기 생산설비 중 규모가 가장 큰 노키아tmc(대표 이재욱)가 마산 수출자유지역에 있다.
노키아tmc는 지난 98년 이동전화단말기 생산량 2000만대를 돌파했으며 지난해에는 28억7500만달러의 수출실적을 기록하며 매출기준 30대 기업에 올랐다.
노키아는 1865년 제지펄프로 출발해 고무장화, 통신용 케이블 분야로 영역을 넓혔다. 이후 80년대 말까지 금속·화학·가전·통신기기 등 거대기업으로서 덩치를 불린 결과, 자금압박, 경쟁력 상실이라는 악순환에 시달리며 퇴출위기를 맞았다.
90년 이 회사는 이동전화단말기 14%, 통신인프라 15%, 가전제품(TV·VCR·브라운관) 39%, 통신용 케이블 및 트랙터 39%의 매출비중을 기록하고 있었다. 그런데 당시 유럽지역의 경기후퇴, 핀란드 경제의 거품 붕괴가 이어지면서 사업에 큰 타격을 입었던 것이다.
그러나 노키아는 거듭났다. 92년 요르마 올리라가 CEO에 올라 과감한 구조조정을 감행, 불과 6년여만에 세계 최고의 이동전화단말기 제조회사가 됐고 그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노키아는 92년 전면적인 구조조정을 통해 이동전화단말기(노키아모바일폰), 통신시스템(노키아네트웍스), 투자전문회사(노키아벤처스오거나이제이션)로 조직을 정리했다. 가전·화학·제지 등 덩치 큰 사업체들을 털어냈다.
이동전화단말기와 통신시스템은 전세계 이동통신산업의 급성장 기류에 편승, 일취월장했다. 노키아벤처스오거나이제이션은 인터넷과 같은 신종 비즈니스나 신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설립된 회사로서 미래를 준비하는 도구였다.
이같은 노키아의 변화는 ‘디지털화’에 초점이 맞춰진 것. 특히 90년대 들어서면서 유럽지역의 아날로그 이동통신이 디지털(GSM)로 전환되는 것을 새로운 기회로 삼았다.
당시 노키아는 GSM이 개방된 시스템이자 표준규격이기 때문에 세계 어느 나라라도 손쉽게 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후 이 회사는 지난 91년 세계 처음으로 GSM 디지털 이동전화 전파를 발사했고 94년에는 싱가포르를 아시아 최초의 GSM국가로 만들어 놓는 등 세계 전방위공략을 펼치면서 성공기류를 탔다.
노키아는 속도·품질·개방·협동의 길을 걷고 있다. 그들의 생산라인은 상명하달식 구조가 아닌 수평적 구조다. 생산관리팀장의 책상이 생산라인 한 가운데에 위치하고 있을 정도다. 현장에서 발생한 문제는 현장에서 해결할 수 있는 구조를 갖춤으로써 제품의 품질을 끌어올리고 생산성을 향상시킬 수 있는 것이다.
노키아의 목표는 항상 1등이다. 세계 어느 국가에 진출하더라도 장기적인 마케팅 전략 아래 시장공략에 나서며 결국엔 1위를 꿰찬다.
과감한 선택과 집중으로 초일류기업으로 성장한 노키아, 그들이 한국기업들에 던지는 메시지는 “집중하라”는 것이다.
<이은용기자 eylee@etnews.co.kr>
◇노키아 개요
*설립=1865년
*업종=이동통신장비
*CEO=요르마 올릴라
*주요 사업체=노키아모바일폰스, 노키아네트웍스, 노키아벤처스오거나이제이션
*종업원수=6만명
*2000년 매출=304억유로(270억US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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