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게임업체들, X박스 서드파티 계약 러시

X박스용 게임은 우리가 개발한다.

마이크로소프트가 가정용 게임기인 X박스의 보급 확대를 위해 전세계적으로 게임 개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 업체들이 속속 서드파티 계약을 체결하고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그동안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을 비롯한 일본산이 주도해온 비디오 콘솔 시장에서 일본 업계의 폐쇄적인 시장 전략 때문에 명함도 내밀지 못했던 한국 업체들이 X박스를 등에 업고 세계 콘솔 시장에 당당히 출사표 던지고 있는 것이다.

◇판타그램 가세=PC게임 개발업체인 판타그램(대표 이상윤)은 최근 마이크로소프트(MS)와 X박스용 게임의 개발 및 유통을 위한 서드파티 계약을 체결했다. 이제까지 국내 업체로서는 디지털드림스튜디오(대표 이정근)가 X박스용 개발업체(디벨로퍼 서드파티)로 지정됐지만 개발과 배급의 양 부문에 걸쳐 제휴한 것은 판타그램이 처음이다.

이에따라 판타그램은 자체개발한 PC게임 ‘킹덤언더파이어’를 X박스용으로 개발해 전세계 사용자를 대상으로 판매할 수 있음은 물론 국내외 업체의 우수 게임을 선정해 X박스용으로 판매하는 배급 사업도 펼치게 된다.

◇소프트맥스·재미시스템도 협상중=PC게임 개발사인 소프트맥스(대표 정영희)는 지난달 말 일본에서 열린 도쿄 게임쇼에 이례적으로 31명에 달하는 대규모 참관단을 파견해 MS 관계자들과 활발한 접촉을 시도했다. 소프트맥스는 단지 ‘협상중이다’라는 입장을 밝히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양사가 이미 상당 부문 합의에 도달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소프트맥스의 정영희 사장은 “일본 현지법인을 통해 X박스 재팬과 서드파티 계약을 위해 접촉중인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 완전히 결정된 사항은 없다”며 『“계약이 성사된다면 창세기전 시리즈나 올해 말 출시예정인 PC게임을 X박스용으로 컨버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재미시스템(대표 이태정)도 X박스 서드파티 계약을 앞두고 있다. 이 회사는 최근 MS 본사와 서드파티 계약과 관련한 협의를 끝내고 개발비와 로열티 등 세부사항에 관한 최종협상만 남겨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종계약이 완료되면 이 회사는 자사의 PC게임인 ‘액시스’를 X박스용으로 컨버전할 방침이다.

판타그램의 이상윤 사장은 “MS는 서드파티 계약을 위한 협상 자체가 외부에 노출되는 것을 꺼린다”며 “실제로 계약서에 서명하기 전에 협상 진척 과정을 밝힐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 2월 디지털드림스튜디오는 X박스용 개발업체로 지정돼 ‘화이트스톰’을 포함한 PC게임 3종을 X박스용으로 개발하고 있다.

<장지영기자 jyaj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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