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칸 최원갑
삼성전자 칸의 최원갑(26)은 다른 프로게이머들과는 뭔가 느낌이 다르다.
대부분의 프로게이머들이 20세 초반의 신세대들이지만 그는 군대까지 다녀온 ‘노땅’이다. 또 천연색의 머리, 거친 말솜씨, 톡톡 튀는 개성 등 신세대 프로게이머들이 갖는 특성은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안경을 쓴 모습에서는 다소 고지식한 면까지 느껴진다. 하지만 최원갑만의 진짜 매력은 바로 이런 고지식한 면에서 찾을 수 있다.
지난 97년 액션슈팅게임인 ‘듀크 뉴켐’을 처음 접하며 게임에 매료되기 시작한 최원갑은 지난 4년동안 오로지 액션슈팅게임만을 고집해 왔다. 또 수많은 슈팅게임 중에서도 아이디소프트에서 만든 ‘퀘이크3’를 유달리 좋아하는 그는 다른 게이머들이 스타크래프트, 피파 열풍을 쫓아 동분서주할 때에도 오로지 ‘퀘이크’만을 연습해 온 외골수다.
그는 “그동안 구입한 게임 CD가 이제는 보관하기조차 힘들 정도로 쌓여가지만 아직도 ‘퀘이크3’만한 세계관과 게임성을 갖고 있는 타이틀을 접해보지 못했다”며 ‘퀘이크’ 예찬론을 펼친다.
슈팅게임에 대한 최원갑의 애착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 ‘퀘이크’는 ‘스타크래프트’의 인기에 비하면 찬밥에 가깝다. 이렇다할 게임대회도 없을 뿐만 아니라 유저층도 좁아 게임 파트너를 구하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묵묵히 실력을 쌓아온 최 선수에게도 기회가 찾아왔다. 지난해 창단한 삼성전자 칸은 스타크래프트뿐만 아니라 액션슈팅 게이머를 찾았고 이때 삼성전자의 정수영 감독은 최원갑의 고집에 완전히 매료돼 그를 낙점했다.
최원갑은 “세계적으로 퀘이크가 스타크래프트 못지 않은 인기를 끌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비인기 종목으로 치부돼 다소 섭섭한 것이 사실”이라며 “하지만 슈팅게임도 우리나라에서 인기를 얻을 수 있으리라는 믿음을 갖고 꾸준히 연습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올해를 자신의 프로게이머 생활의 운명을 결정하는 해로 삼고 마지막 승부수를 던져볼 계획이다. 동국대학교 전자공학과 3년을 마치고 휴학한 상태이다 보니 올해 이렇다할 성적을 거두지 못하면 다시 학업으로 돌아가야 할 상황이기 때문이다.
그는 “올해부터 액션 게임인 ‘카운터스트라이크’로 치러지는 게임대회가 생겨나고 있어 머지않아 ‘퀘이크’로 실력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가 찾아올 것 같다”며 “먼 훗날 20대를 돌이켜볼 때 후회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최근 게임계에 불고 있는 액션슈팅게임 바람을 타고 최원갑이 2001년 게임계를 비상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김태훈기자 taehu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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