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DRM 기술

◆김완희 트러스트테크놀로지 사장 whkim@trusttek.com

DRM 기술이란 소프트웨어와 메일, 문서, 지식 등 기업의 디지털 자산뿐 아니라 음악, 영상, 출판물 등 엔터테인먼트 콘텐츠에 대한 디지털 저작권을 안전하게 보호하면서 효과적으로 유통, 사용, 관리하도록 허용하는 기술이다. 일반인에게는 최근 냅스터가 MP3 저작권 보호를 위한 대안으로 채택하겠다는 발표를 통해 잘 알려진 기술이기도 하다.

하지만 MIT에서 발행한 「테크놀로지 리뷰」 최근호에는 미래 핵심기술 10가지에 DRM 기술을 포함시켰을 정도로 미래 핵심기술로 평가받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 일반인은 극히 소수에 불과한 실정이다.

21세기 지식정보화 시대, 새로운 가치의 중심에는 지식과 소프트웨어, 음악, 영상, 문서 형태의 디지털 콘텐츠가 존재하며 DRM은 이들의 효과적 유통과 거래, 사용을 위한 핵심 기술로 각광받고 있는 것이다. 새로운 가치로 등장한 디지털 콘텐츠의 특성과 과거 산업화시대의 주력 상품인 자동차, 전자제품과의 다른 점은 크게 다섯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첫째, 인터넷을 통해 상품 자체가 유통된다. 둘째, 상품 복제가 매우 쉽다. 셋째, 복제본과 원본의 질이 차이가 나지 않는다. 넷째, 복제품과 원본의 구분이 힘들다. 다섯째, 저작권 보호가 힘들다.

21세기에 개인과 기업, 국가 경쟁력의 판도를 바꿀 만한 무한한 가치를 내재한 디지털 콘텐츠는 이러한 속성으로 인해 오히려 콘텐츠 제공자에게는 유료화의 걸림돌로, 기업내에서는 보안의 장애요인으로 작용해 왔다.

현재까지 개발된 DRM 기술은 크게 두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하나는 디지털 콘텐츠 전체 유통 프로세스와 암호화, 네트워크, 정보관리 등 핵심 정보기술을 결합한 「시스템 기반형」이며 다른 하나는 암호화, 워터마킹 등 요소기술을 활용한 「요소기술 기반형」이다.

전자는 DRM 기술개발 이전에 인터넷 보급에 따른 사회적 변화 연구를 선행한 것이 특징이다. 그 결과 기업 측면에서는 디지털 콘텐츠의 외부 판매를 위한 마케팅의 4P(Product, Place, Price, Promotion) 지원에 대한 니즈와 내부 사용자의 지식관리에 필요한 효과적 보안 및 관리 니즈가 매우 강해질 것이라는 것을 발견하였다.

또한 일반 사용자 측면에서는 콘텐츠를 쉽게 사용할 수 있어야 할 뿐 아니라 친구 혹은 동료에게 쉽게 콘텐츠를 전달할 수 있는 수단도 요구한다는 것을 발견한 것이다. 이러한 요구를 수용하는 DRM 기술에는 콘텐츠 자체의 보안 및 저작권 보호기술뿐만 아니라 오프라인에서의 콘텐츠 사용 관리기술, 다양한 사용권 통제, 실적관리 및 과금기술, 멀티미디어 기술, 멀티플랫폼 기술, 무선기술, 유연한 사업규칙 정의기술과 글로벌 환경에서 콘텐츠 생성, 유통, 사용, 관리를 포함하는 전체 사이클을 지원하는 프로세스 기술 등이 포함되어 있다.

「요소기술 기반형」은 주로 암호화 혹은 워터마킹과 같은 요소기술을 중심으로 관련 기술을 접목시켜 DRM 기술로 확장시킨 것이다. 디지털 보호와 관련한 전체 프로세스 사이클에 대한 수용 범위는 「시스템 기반형 기술」과 차이가 있지만 저작권 보호 자체에 대한 암호화 기능이나 관리 기능은 대상 분야에 따라 충분히 적용가치가 있는 기술이다.

향후 DRM 기술은 콘텐츠 유료화와 별개로 지속적인 발전을 할 것이다. DRM 기술이 콘텐츠 유료화의 핵심 수단으로 평가받아 온 것 또한 사실이지만 DRM 기술의 적용분야가 이에 국한되지 않고 매우 광범위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DRM 기술을 디지털 콘텐츠 보호를 위한 단순 암호화 기술의 변종 수준으로 여기지 않고 지식정보화시대의 새로운 인프라로 재평가하고 신제품 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것은 관련분야에 종사하는 IT업계 관계자들의 숙제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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