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사이트 싸게 구입하세요.」
최근 인터넷기업이 경기불황으로 어려움을 겪으면서 사이트를 판매하고자 하는 업체가 급증하고 있다. 또 이와는 반대로 인터넷사업 진출을 위해 웹사이트를 구매하고자 하는 업체도 크게 늘고 있어 웹사이트 매매사업이 새로운 인터넷 비즈니스 모델의 하나로 떠오를 전망이다.
인터넷사이트 매매 전문업체인 소프트밸리(대표 박병철)에 따르면 지난해 9월 이 회사가 사이트 매매 전문 사이트마켓(http://www.sitemarket.co.kr)을 오픈한 후 올들어 월 평균 30%씩 웹사이트 판매자와 구매자가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달 들어서는 매물로 나온 사이트가 전달에 비해 무려 40% 이상 급증해 현재 300건 정도가 거래 대기 중인 상황이다.
사이트 매매가 활기를 띠는 것은 그동안 서비스와 솔루션사업을 병행해 오던 인터넷업체가 사업 슬림화 차원에서 인터넷서비스 사업을 단계적으로 정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구매자 입장에서도 웹사이트 개발기술과 운영노하우 및 회원을 일괄적으로 얻을 수 있어 시너지 효과가 매우 크다는 점도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최근의 불법 소프트웨어 단속과 관련, 그동안 무단 사용해 온 윈도NT 기반 프로그램이 잇따라 적발되면서 이를 리눅스 기반으로 대체하기 위해 웹사이트 판매에 나서는 것도 한 요인으로 풀이된다.
매물 현황을 보면 회원수 10만명 이하의 중소형 규모가 800만∼1500만원대를, 회원수 30만명 이상인 대규모 사이트의 경우 2억원을 호가하고 있다. 비율로는 중소형 규모가 전체 매물의 80%를 차지하고 있지만 갈수록 대규모 사이트가 느는 양상이다. 분야별로는 포털과 쇼핑몰사이트가 전체 매물의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소프트밸리 박병철 사장은 『오프라인에서 토지나 건물 등을 매매하는 사례는 많지만 온라인으로 웹사이트와 서비스 노하우 등을 판매하는 사업은 전무했다』며 『최근 닷컴기업에 구조조정의 목소리가 높으면서 사이트 매매에 관심을 갖는 업체가 크게 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매매가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사이트를 적정하게 평가할 수 있는 기준이 하루빨리 마련돼야 할 것으로 지적했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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