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름이 돌아간다.
장소는 현대식 고급 저택의 화려한 욕조. 한 아가씨가 목욕을 하고 있다. 온몸을 물에 담근 채 망중한을 즐기는 주인공은 다름아닌 탤런트 이나영. 그러나 고요함은 잠깐. 욕조 속에서 난데없이 시커먼 자객들이 솟아오른다. 화면은 실사에서 3차원(3D) 애니메이션으로 바뀐다. 탤런트 이나영도 어느새 여무사 차림이다. 마치 무협영화 「와호장룡」의 한 장면을 보듯 현란한 무술이 어지럽게 펼쳐진다.
이쯤 되면 실사와 애니메이션을 결합한 무협영화 TV광고가 떠오른다. 그러나 마지막 내레이션은 그런 생각을 싹 날려 버린다.
「온라인게임의 새로운 영웅 신영웅」.
온라인게임업체인 태울이 야심작 「신영웅문」 정식서비스를 앞두고 블록버스트형 TV광고를 제작, 방송을 앞두고 있다. 지금까지 PC게임의 경우 「아마게돈」 「하얀마음 백구」 등이 TV광고로 제작된 적은 있으나 온라인게임이 TV광고로 제작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TV광고의 경우 엄청난 제작비와 광고료 때문에 업체들이 쉽게 엄두를 내지 못하던 분야. 태울로서는 어쩌면 하나의 모험인 셈이다.
실제로 태울은 이번 광고 마케팅에 모델료 1억원을 포함, 모두 13억원을 쏟아부을 예정이다. 보통 아동용 PC게임 하나를 제작하는 데 대략 7000만원에서 2억원이 소요되는 것에 비하면 엄청난 거금이다. 「신영웅문」 총제작비도 광고 마케팅비에 맞먹는 15억원 수준이다.
이 때문에 업계 일각에선 「배보다 배꼽이 큰 게 아니냐」는 우려의 시각도 없지 않다.
이에 대해 조현태 태울 사장은 『「신영웅문」은 올해 매출 가운데 절반 이상을 거둘 대작』이라며 『광고 비용의 수십배 효과를 거둘 수 있다면 결코 무리가 아니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신영웅문」의 판매 예상액은 260억원 정도. 예상 목표가 이뤄지면 밑지는 장사는 아닌 셈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게임 시장이 급팽창하고 있는 것을 감안할 때 TV광고는 적극적인 마케팅 수단』이라며 『TV광고가 매출뿐 아니라 게임 대중화에도 이바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신영웅문」은 태울이 지난해 초 개발에 착수, 1년 6개월 만에 빛을 보게 된 온라인 무협 롤플레잉게임. 현재 베타테스트중인 이 게임은 이달 말 TV광고와 함께 정식 서비스될 예정이다.
태울은 이 게임의 가장 큰 특징을 실제 같은 가상세계의 구현이라고 말한다. 죽음이라는 불가항력적인 운명과 얽히고 설킨 인연 등 현실세계와 빼닮은 스토리를 잘 구현하고 있다. 꿈과 현실을 넘나드는 TV광고 콘셉트도 여기에서 착안했다고 한다.
이달 말 동시 데뷔를 앞둔 「신영웅문」 온라인 서비스와 TV광고. 이들이 시너지효과를 내며 「윈윈게임」을 펼칠지 귀추가 주목된다. 그리고 본격적인 「게임 TV광고 시대」도 그 결과에 따라 판가름날 것이다.
<장지영기자 jyaj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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