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200개의 시험관에 동시 시약 투여가 가능한 미국 테칸사의 무인 자동 피페팅 로봇
국내 산업용 로봇시장이 변하고 있다. 자동차·전기·전자부품 등 전통적인 시장이 위축된 가운데 광산업과 생명공학시장이 새롭게 떠오르고 있는 것. 이 가운데 광부품 조립·검사에 사용되는 로봇은 올해 자동차 로봇시장과 맞먹는 600억원대를 형성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광부품 조립로봇은 기존 산업용 로봇에 사용되는 요소기술과 판이하게 달라 일반 로봇제조업체가 뛰어들기에는 진입장벽이 매우 높다.
우선 광통신의 기본소재인 광섬유 두 가닥을 제대로 연결하는데도 전자부품 조립로봇보다 최고 10∼100배 높은 1미크론 이하의 정밀도가 필요해 피에조 액추에이터 같은 미세구동장치가 필수적이다. 물리적인 위치제어기술 외에도 복잡한 광특성에 대한 노하우가 결합돼야만 광신호가 제대로 통하는 광부품이 만들어진다.
광부품의 정렬·접합·패키징 작업은 숙련공도 보통 10분 이상씩 걸리고 광스위치 같은 기초부품 제작에 막대한 인건비가 소요되지만 요즘 나오는 광부품 조립로봇은 생산속도를 사람보다 20∼30배나 앞당기는 괴력을 발휘하고 있다.
자동화율이 5% 미만인 세계 광부품업계에서 로봇의 잠재수요는 매우 높다. 이미 메카텍스·삼성전자·SNU프리시전 등 10여개 국내 업체들은 올해안에 광부품의 조립·검사용 로봇을 선보일 계획이지만 핵심부품인 미세구동장치는 여전히 수입해 시스템 조립만 진행하는 수준이다.
하나기술의 김도열 사장은 『미크론 이하로 광부품을 제어하는 미세구동로봇의 국산화 여부에 따라 국내 광산업의 경쟁력이 결정될 것』이라면서 관련업계의 노력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산업용 로봇의 또 다른 신종 응용분야인 생명공학산업용 로봇(바이오로봇)도 포스트게놈시대를 맞아 연구개발이 활발하다.
바이오로봇의 핵심은 초정밀 액체제어기술과 공정자동화기술이다.
초정밀 액체제어기술은 유전체 연구에 필요한 극미량의 시약이나 혈액, DNA용액 등을 정확한 위치에 일정하게 도포하는 데 사용된다. 손톱만한 유리판에 수만점의 유전자용액을 찍어 DNA칩으로 만들려면 표면장력·정전기를 극복하는 노하우가 필수적이다.
연구공정 자동화기술은 수백개의 시험관에 약품을 섞고 유전체를 분류해내는 복잡한 실험과정을 사람 대신 로봇에게 시켜 연구효율을 높여준다. 이 연구공정 자동화 로봇은 기존 산업용 로봇기술의 응용이 비교적 쉬워 현재 5, 6개 바이오벤처의 신규참여가 물밑에서 진행중이다.
로봇앤드디자인의 김진오 고문은 『게놈발표 이후 생명공학 연구가 더 많은 양의 시료를 빨리 분석하는 기업형 속도경쟁으로 변모하면서 바이오로봇의 역할이 한층 커졌다』면서 정부의 생명공학 지원이 자동화 로봇분야에도 확대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배일한기자 bailh@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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