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D용 스핀들모터사업 삼성전기 철수

국내 유일의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용 스핀들 모터 생산업체인 삼성전기(대표 이형도)가 더이상 수익성 악화를 견디지 못하고 이 사업에서 철수함으로써 관계사인 삼성전자 HDD사업의 경쟁력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HDD용 스핀들 모터를 생산해 전량 삼성전자에 공급해온 삼성전기는 채산성 없는 사업정리 등 강력한 구조조정 작업에 들어가면서 세계 HDD 시장의 불황으로 사업 수익성마저 개선될 가능성이 없어 HDD용 스핀들 모터사업을 정리키로 최종 결정했다.

삼성전기 측은 『지난해 HDD용 스핀들 모터 분야에서 총 234억원 매출에 70억원의 적자를 기록하는 등 사업 수익성이 더이상 개선되자 않아 이 사업에서 손을 떼기로 결정했다』며 『현재 보유한 모터 재고물량을 이달 말까지 처분하면서 더이상 스핀들 모터를 생산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삼성전기 측의 HDD용 스핀들 모터 생산 중단은 당장 삼성전자 HDD사업에도 영향을 미치게 됐다. 삼성전자 입장에서 HDD용 스핀들 모터의 국내 공급처가 사라지게 됨으로써 당장 다음달부터 JVC·나이덱 등 일본 모터업체에 전량 의존하게 돼 앞으로 가격 협상에서 상당한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여 HDD사업의 경쟁력은 한층 약화될 전망이다.

삼성전기는 최근 월 80만대 규모의 HDD용 모터 생산라인 가동을 중단하고 스핀들 모터의 생산인력을 정보디바이스사업부 내의 진동모터와 DVD·CD롬 모터팀으로 재배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모터업계의 한 관계자는 『세계 HDD 시장이 5400rpm에서 7200rpm급으로 고속화하면서 모터업계가 진동을 낮추는 유체동압 베어링 개발에 막대한 투자비를 투입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계열사의 물량에 의존해온 삼성전기가 사업 이래 계속된 적자를 보인 이 사업을 더이상 유지할 수 없었을 것』이라며 『삼성전기 측의 사업 철수로 관계사인 삼성전자도 HDD사업에 상당한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어 국내 PC산업의 국제경쟁력이 약화될 것으로 우려된다』고 밝혔다.

<배일한기자 bailh@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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