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증시 급랭, 국내증시 단기여파 피하기 힘들다

3월 첫날 증시가 미국 나스닥시장의 불안안 흐름에 직격탄을 맞았다.

코스닥시장은 2일 투매성 매도세까지 나오며 전날보다 4.77포인트(6.21%) 떨어진 71.99로 마감됐고 거래소시장도 18.66포인트(3.23%) 하락하며 559.44로 장을 마쳤다.

나스닥의 2200선 붕괴로 미국의 10년 장기호황이 꺾이는 것이 아니냐는 불안감이 확산된데다 그동안 신경제를 주도했던 주요 정보기술(IT)주들의 연이은 실적부진 발표가 국내증시에도 악재로 작용했다.

1일(현지시각) 나스닥시장이 소폭 반등했지만 장마감후 오라클이 실적부진전망을 내놓으며 시간외매매에서 21.08%나 폭락하며 다시한번 기술주에 대한 불안감을 고조시켰고 이는 국내증시를 포함한 전세계증시에도 찬물을 끼얹었다.

미국증시의 불안이 계속되면서 올들어 나스닥시장과는 별개로 움직이던 코스닥시장도 동반조정에 들어간 모습이며 재차 강화된 미국증시와의 동조화 여부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충고다.

△정보기술주에 대한 재평가 =미국 나스닥시장이 2년 이래 최저치로 떨어졌다는 것은 국내 코스닥성장주에 대한 가치평가도 달라져야 함을 의미한다. 그동안 나스닥과 코스닥의 기술주들은 현재의 기업가치보다는 성장성에서 높은 프리미엄을 얻었지만 이제는 그 의미가 상당히 퇴색됐다는 것이다. 시스코·델컴퓨터·오라클 등 나스닥시장을 대표하는 IT주들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실적을 잇따라 발표, 미국은 물론 전세계 경기에 대한 불안감까지 야기하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미국 외에 일본도 살펴야 =일본의 경우는 더욱 심각하다. 일본은 15년만에 주가가 최저치로 내려앉아 일본 환율의 상승으로 국내기업들의 수출전선에 암운을 드리우고 있다. 미국 나스닥시장의 약세가 국내 정보기술주에 심리적 압박요인이라면 일본증시의 약세는 경쟁관계에 있는 국내기업들의 수출이라는 실물경제에 직접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유럽의 영국과 독일 증시도 연중최저치로 내려앉았으며 홍콩증시도 지난해 11월 기록한 저점을 하향돌파하는 등 전세계증시는 모두 「동반하락」 국면을 나타내고 있다.

△미국 동향에서 자유롭기 힘들다 =전문가들은 대내적으로 정부가 연기금을 동원하는 등 강력한 증시부양의지를 수차례 밝히고 있지만 우리 증시만의 상승세를 나타내기는 어렵다고 보고 있다. 또 미국경제와 나스닥의 폭락이라는 대외악재는 국내에서 통제할 수 없는 변수로, 급한 소나기는 피하는 투자전략이 최선이라고 조언하고 있다. 이날 정부가 경제장관 기자회견을 통해 몇가지 증시대책을 내놨지만 시장의 하락기조를 돌리지는 못하는 등 해외변수가 당분간 국내시장을 지배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대다수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현대증권은 3월을 미국 경기침체가 여타 국가로 파급되는 시기로 진단하고 미국 금리인하라는 기대감과 경기둔화와의 치열한 대립이 나타날 수 있는 시기라고 분석했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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