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투자의 전망과 과제>
-이용성<한미열린기술투자 전무>
최근 정부는 회사채 신속인수지원, 신용보증확대, 예산 상반기 조기집행 등 금융시장 안정 및 경기활성화 대책을 일관성있게 추진하고 있다. 이러한 정부의 정책은 단기적으로 심리적인 부분에서 일단 성공을 거두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심리호전이 실물경기의 개선으로 이어지느냐 하는 것이 관심거리다. 이런 단기적인 경기활성화대책으로 인해 기업 및 금융산업의 구조조정이 지연되고 그 여파로 우리경제의 장기적인 성장전략이 차질을 빚을 것이란 점이다. 결론적으로 볼 때 투자자 입장에서 본 금융환경은 다소 실망스러운 점이 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벤처업계는 자율적인 구조조정에 진입해 기술우위의 경쟁력있는 기업 위주로 시장 재편 움직임을 보이고 있으며 그동안 우려했던 거품현상도 충분히 제거돼 투자자 입장에서의 투자환경은 많이 좋아졌다고 볼 수 있다.
다만 지금같은 코스닥 러시현상이 지속될 경우 코스닥의 과포화상태가 발생할 수 있으며 미국과 같이 다양한 돌파구를 갖지 못한 우리나라의 상황에서는 시장 딜레마에 빠질 수 있다. 이같은 투자환경의 변화나 여러 규제의 틀속에서는 시장지향적 투자보다는 초기단계에서의 원천기술 보유기업에 대한 투자가 활발해지는 현상이 두드러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가운데 올해 창투사들은 투자규모를 전년 대비 30% 축소하는 선에서 사업계획을 수립했다. 경기여건이 불투명하고 전년도에 대규모 투자가 이뤄진 가운데 투자자금이 회수되지 못한 관계로 투자가 위축되면서 벤처산업의 활성화에 다소 차질이 예상된다. 하지만 정책자금의 방출, 보증제도의 확대 및 56조원 규모의 국민연기금의 조합 참여와 같은 벤처기업에 대한 정부의 지원정책이 계속되면서 벤처시장은 하반기 이후 호전될 것으로 보인다.
향후 창투사들의 주요 투자분야는 정보통신·바이오·게임·엔터테인먼트 등이 중심이 될 전망이며 지난해에 이어 인터넷분야는 어려운 상황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분야별로는 바이오산업이 전년 대비 투자규모가 대폭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며 게임 및 엔터테인먼트산업에 대한 투자도 소폭의 증가세가 전망된다. 정보통신산업에 대한 투자는 전년 수준 대비 보합 내지 약보합 수준에 머무를 것으로 보이나 절대적 금액에서는 아직도 큰 포션을 차지할 것이다.
우리 회사는 지난해에 IT 및 반도체 분야에 63%, BT분야에 17%, 기타 20%의 비율로 총 240억원을 투자했으며 올해는 총 3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분야별로는 IT 및 반도체 분야에 58%, BT분야에 25%, 나머지 17%를 투자할 계획이며 시기별로는 상반기 100억원, 하반기 200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일반적으로 벤처투자에는 시장·금융·경영·기술 등 다양한 위험요소가 있으며 투자자 입장에서 보면 「탈출계획」만큼 중요한 것도 없다. 따라서 장기적으로 코스닥을 비롯한 증권시장이 안정적으로 운영되는 것이 우선 선결돼야 할 과제로 볼 수 있다. 아울러 M&A활성화를 위한 규제 완화, 제3시장의 적극적 육성 등 다양한 회수 기회를 제도적으로 보완해야 한다.
또한 창투업계는 진정한 의미에서의 벤처캐피털리스트를 양성해야 하고 스스로 노력을 게을리하지 말아야 할 것으로 본다. 장기적으로 산업의 발전방향을 예측하고 기술경쟁력이 있는 기업에 투자해 기술개발 및 마케팅까지 컨설팅해 주는 파트너가 돼야 하겠다. 요즘 경제전망이 불투명해 장단기적으로 투자계획의 수립에 어려움은 많지만 벤처투자시장의 극심한 경색기가 기관들에는 오히려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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