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은 살아있다>(2)디스플레이-삼성SDI 부산공장:인터뷰(이정화)

『그 어느 때보다 위기의식이 높습니다. 위기 돌파에 대한 임직원들의 각오가 대단해 위기를 무난히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봅니다.』

이정화 삼성SDI 부산사업장 공장장(48)은 『최근의 불황이 오히려 우리 공장 임직원들의 도전정신을 자극하고 있다』면서 위기 극복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삼성SDI는 97년말 IMF가 도래하면서 공급 과잉과 판매가 하락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그해에 사상 처음 적자를 기록했다.

지속적으로 성장해오다 적자를 내니 충격이 컸다. 이때부터 삼성SDI는 혁신활동의 기본틀을 수익위주로 전환했다.

성과를 내는 데는 시간이 얼마 걸리지 않았다. 삼성SDI는 5조8000억원의 매출로 사상 최대의 실적을 거뒀다. 여기에는 부산공장이 큰 역할을 했다.

『브라운관사업의 이익폭이 갈수록 커지고 있습니다. 10년 가까이 고생했던 STN LCD사업도 99년 이후 확실한 수익구조를 실현했습니다. 해마다 가격이 떨어지는데도 이익이 증가한 것은 현장에서 끊임없이 원가구조를 혁신한 결과로 봅니다.』

삼성SDI는 국내에 삼성전자라는 확실한 고객이 있다. 그 결과가 아닐까. 이정화 공장장은 이에 대해 『오히려 삼성전자의 품질요구가 가장 까다롭습니다. 여기에 맞추다 보니 해외시장에서도 확실한 품질 경쟁력을 갖게 됐습니다』라고 밝혔다.

품질을 혁신하는 데 가장 중요한 요소를 묻는 질문에 이정화 공장장은 다소 엉뚱하게 노사화합이라고 말한다.

『품질은 결국 작업자의 정성에 달려 있습니다. 작업자가 아무런 걱정 없이 작업에 몰두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삼성SDI 부산공장은 직원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통한 혁신활동을 전개해 98년 설비효율을 획기적으로 높였다. 98년 353건이던 설비 고장건수는 지난해 50건 미만으로 떨어졌다. 불량률도 지난 94년 5800ppm에서 지난해 900ppm으로 낮췄다.

삼성SDI 부산공장은 이제 최대의 브라운관 생산공장이라는 타이틀을 넘어 최고의 경쟁력을 갖춘 공장으로 변신하려 한다.

부가가치 높은 대형 및 고가 브라운관 생산에 주력하면서 기존 STN LCD·VFD에 이어 첨단 디스플레이인 유기EL도 올 여름 생산할 예정이다.

『인건비가 싼 중국 업체의 도전을 뿌리치려면 제조원가를 낮추면서 품질력을 높이는 방법밖에 없습니다. IMF를 경험하면서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고 이러한 자신감은 우리 공장을 세계 초일류 공장으로 만드는 힘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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