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은 살아있다>(2)조직문화 패러다임 변화-직급파괴 외국사례

21세기에 직급 파괴 현상은 거부할 수 없는 전세계의 대세로 자리잡고 있다.

이미 미국·유럽 등 선진국 기업들은 직급 호칭을 없애고 성과 업적 위주의 급여체계를 도입해 이제는 직급파괴 자체가 완전 정착됐으며 보수성이 강한 일본 기업들도 최근 이같은 직급파괴제를 과감하게 도입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와 조직문화가 비슷한 일본 기업도 이제는 더 이상 종신고용, 연공서열 등의 고집만으로는 국제경쟁에서 생존할 수 없다는 절박한 현실을 인식함으로써 조직문화의 대변화를 도모하기 시작했다.

소니는 지난 하반기 반도체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히타치 반도체 사업의 총책임자인 마키모토 전무를 영입했다. 이같은 대기업간 인력 교류는 일본식 경영시스템이 지배했던 과거에는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대사건으로 기록되고 있다.

일본 기업은 이제까지 실적에 관계없이 경영자의 임기를 보장했고 사내 또는 계열사에서 능력있는 인물을 경영자로 선발했기 때문에 사실상 대기업·경쟁기업간에 계열을 초월한 인재교류는 불가능했다.

또 도시바의 후지다 사장은 8명의 선배를 제치고 최고경영자로 발탁됐으며 미츠이해상보험의 이노구치 사장 역시 12명의 선배들을 제치고 사장으로 취임하는 등 일본 기업들은 연공서열 위주의 인사에서 직무성과 위주로 급속하게 전환하고 있다.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은 10∼15단계에 이르던 직급을 평균 4단계로 줄였다. 이에 사원들은 연공이나 직무에 의해서가 이나라 주로 역량과 성과를 기준으로 다양한 수준의 급여를 지급받게 됐다.

특히 이사·상무·전무 등과 같은 임원의 직급체계를 제거해 매니저에서 바로 부사장으로 승진하는 직급구조로 바꾸는 등 미국 기업은 직급파괴제를 완전히 정착함으로써 전세계 직급파괴의 진앙지 역할을 하고 있다.

<안수민기자 smah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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