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타비스타, 한국 독자 진출

세계적인 인터넷 검색서비스 업체인 알타비스타가 한국에 직접 진출한다. 알타비스타는 15일 조선호텔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한국에 알타비스타코리아(대표 이상호)를 설립해 고유의 인터넷 주소(http://www.kr.altavista.com)로 검색 전문의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그동안 알타비스타 본사와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고 「알타 포탈」이라는 브랜드로 서비스를 제공한 평창정보통신(대표 유준걸)과 의견조율이 이뤄지지 않은 상황으로 적지않은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평창정보통신 역시 아직 알타비스타와 계약이 유효하고 본사에서 아무런 연락을 받지 못한 상황에서 한국지사가 설립돼 이에 대한 법적 소송을 준비하는 등 사태는 일파만파 확대될 전망이다.

◇알타비스타 왜 직접 진출했나 ＝알타비스타가 한국 비즈니스에 직접 나선 표면적인 이유는 글로벌 전략이 알타비스타의 사업기조며 한국의 인터넷시장 전망이 아주 밝기 때문이다. 여기에 브랜드 인지도와 검색엔진의 세계적인 경쟁력으로 충분한 사업승산이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알타비스타는 독자적인 사이트를 통해 검색서비스를 제공하고 검색솔루션 판매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다.

그러나 이번에 지사를 설립한 데는 다른 이유가 있다는 분석이 유력하다. 본사에서도 부분적으로 밝혔듯이 지난해 초 이후 평창정보통신이 라이선스 사용료를 지불하지 않는 등 계약을 위반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여기에 정현준 사건 등으로 평창정보통신의 이미지가 좋지 않다는 점도 한몫했다는 관측이다. 이번 지사 설립이 다분히 급조됐다는 인상을 주는 것도 여기에 연유한다. 실제로 한국지사는 지사장 정도만 선임돼 있고 사무실도 마련하지 못한 상황이며, 검색서비스 역시 차별성을 강조하지만 국내 다른 서비스와 비교해 별반 차이가 없다.

◇평창정보통신과 어떤 관계인가 ＝먼저 평창정보통신과 합작회사 설립 건은 실사 결과 파트너로 적합하지 않다고 판단, 지난해 8월 협상이 종료됐다고 밝혔다. 또 검색엔진 라이선스 문제도 지난해 11월 계약이 종료돼 사실상 평창과 알타비스타는 별개 회사라는 입장이다. 현재 알타비스타는 브랜드 로고(BI)와 검색엔진의 불법 사용을 막기 위해 법적 소송을 벌이고 있다. 도메인이름 역시 고유 상품권을 들어 반드시 되찾는다는 입장이다.

반면 평창정보통신은 도메인은 알타비스타 라이선스 계약과 별도로 평창이 직접 취득해 사용권리를 갖고 있으며 계약 역시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반박하고 있다.

평창 측은 『국내에서 알타비스타의 본격적인 서비스를 위해 조직을 새로 정비하고 콘텐츠를 보강하는 상황에서 한국지사가 설립돼 어리둥절하다』며 『본사에서 독자적인 서비스를 강행할 경우 법적으로 해결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앞으로 어떻게 되나 ＝알타비스타가 국내 직접 진출을 선언한 이상 평창정보통신과 마찰을 피할 수 없게 됐다. 특히 평창정보통신의 지분을 대부분 소액주주가 갖고 있으며 알타비스타와 합작회사 설립과 관련해 투자한 주주가 많아 이를 둘러싸고 적지않은 파문이 일 전망이다. 또 알타비스타는 합작회사 결렬 건은 물론 한국 독자 진출과 관련해 아무런 사전설명 없이 이를 추진해 주위의 따가운 시선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알타비스타가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고 한국에서 본격적으로 서비스에 나선다 해도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이미 국내 포털이나 검색시장이 몇 개 업체 중심으로 재편되는 상황에서 메이저업체로 도약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분석이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알타비스타가 한국에 직접 진출한다 하다라도 이전의 브랜드 파워를 발휘하기는 힘들며 검색엔진 솔루션 업체 정도로 자리를 잡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알타비스타는 지난 98년부터 평창정보통신을 통해 한국에서 검색서비스를 제공해 왔으며 지난해에는 합작회사 설립을 추진하는 등 한국 인터넷시장에 큰 관심을 보여 왔다.

■알타비스타 한국 사업 추진 일정

97년 2월 알타비스타 검색엔진 개발.

98년 4월 아펙스 시스템과 공동 알타비스타 검색서비스 제공.

99년 11월 평창정보통신 「알타포털」로 회사 이름 변경.

2000년 5월 알타비스타-평창정보통신, 합작회사 설립 선언.

2000년 8월 알타-평창, 합작회사 협상 결렬.

2001년 2월 알타비스타코리아 설립.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