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0일 「코스닥50선물」이 본격 상장됐다. 코스닥선물은 그동안 벤처와 신경제의 표상이던 코스닥시장에 여러가지 순기능을 제공, 시장을 한층 성숙시켜줄 것으로 기대됐다.
하지만 2주가 지난 지금까지 코스닥선물은 코스닥시장과는 무관한 시장흐름을 나타내고 있고 거래량도 미미한 수준에 그치는 등 제기능을 발휘하지 못해 아쉬움을 더하고 있다. 현재 코스닥선물은 전체 거래가 2000계약 수준에 그치고 있고 그나마 매매의 65% 이상이 선물회사의 자기매매에만 의존하는 등 파행적인 거래가 이어지고 있다. 당초 기대됐던 기관과 외국인의 시장참여는 전체 거래의 10% 수준에도 못 미치고 있다.
사실 이러한 문제는 코스닥선물의 상장 당시부터 제기됐다. 코스닥선물은 계좌개설을 증권사가 아닌 12개 선물회사에만 허용한 상태에서 매매를 시작, 유동성 부족문제를 쉽게 해결하지 못할 것으로 예견됐다. 또 현물시장과의 유기적인 제도보완 없이 거래를 시작해 기대했던 것만큼 투자자들을 끌어들이지 못하고 있다. 시장이 급변할 때 매매거래를 일시 중단시키는 「서킷브레이커스」나 프로그램매매를 지연시키는 「사이드카」 등의 제도가 코스닥 현물시장에 없는 상태여서 당초부터 선물과 현물간 유기적 흐름을 기대하기는 어려웠다는 얘기다.
비싼 수수료 체계도 문제다. 낮은 매매개시 증거금으로 개인투자자들의 참여를 유도한다는 것이었지만 수수료 체계가 거래소 선물시장에 비해 평균 2배 가량 비싸 투자자들을 코스닥 선물시장으로 끌어들이지 못하고 있다.
증권사의 코스닥선물 참여가 본격화하면 유동성도 풍부해지고 순기능을 나타낼 것이란 전망이 많았지만 이것도 쉽게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핵심이 되는 「청산권」 문제에 대해 선물거래의 기득권을 갖고 있는 선물회사들은 증권사에 대해 배타적인 자세를 유지하고 있고 증권사도 누가 오래 버틸 수 있는가 기다리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코스닥선물을 주관하는 한국선물거래소도 시장만 열어놓았지 빠른 시일내 시장을 성숙시킬 만한 복안을 내놓지 못한 채 시간이 지나면 문제는 자연히 해결될 수 있다는 막연한 자세만을 취하고 있다.
가격 발견기능과 헤지 거래수단 발견 등 좋은 취지로 시작된 코스닥선물거래가 한국선물거래소와 선물회사·증권사 등 관계기관들의 방관과 자기 잇속 챙기기에 밀려 제자리를 못 잡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기만 하다.
<디지털경제부·김승규기자 se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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