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신문-BSG 공동조사>국내기업 IT현황·수요예측

◆어떻게 조사했나

전자신문은 컨설팅전문업체인 브릿지솔루션그룹(BSG)과 공동으로 국내 기업을 대상으로 정보기술(IT) 인프라구축 현황을 조사하고 이를 효율적으로 추진하는 방안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이번 조사는 산업별로 나눠 제조업, 화학산업, 무역 및 유통, 정보기술 및 닷컴 기업, 공공 서비스 산업 등 5개 분야의 대표기업을 선정해 디지털 경영 환경 속에서 직면하고 있는 경영상의 이슈 및 대책에 대해 질문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지난해 10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 2달동안 실시된 이번 설문조사는 객관성을 높이기 위해 그동안 설문지를 배포해서 수거하는 방식과 달리 상담원이 직접 회사를 방문해 묻고 대답하는 개별 면접방식으로 이루어졌다.

조사대상업체도 기업의 인지도와 매출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각 분야의 리더업체를 중심으로 200개가 넘는 업체들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이중 자료로서 가치가 있는 138개 기업의 응답내용을 기초로 그 결과를 분석했다. 설문내용 분석은 기초자료 조사와 함께 SPSS의 통계기법을 이용한 상관관계 분석 방법 등을 적용했다.◆

<솔루션 시장 수요 분석>

◇기업의 핵심업무와 효율제고 업무=기업들은 핵심고유 업무가 있게 마련이다. 화학산업과 제조업은 고객수요창출을 위한 신제품개발과 제조공정 효율화를 통한 비용절감이 경영력의 핵심업무이고, 유통업은 유통에 무게 중심을 두고 있다. 호텔업종의 핵심역량은 서비스와 마케팅이고, 정보기술과 닷컴기업들은 기술력에 바탕을 둔 경영에 핵심역량을 모으고 있다. 이러다 보니 업무를 처리하는 데 중요하면서도 관심을 기울이지 못하는 업무가 있게 마련이다. 이번 설문조사에서도 이러한 경향은 그대로 나타났다.

조사업체를 대상으로 핵심업무와 비핵심업무를 물은 결과 화학과 제조업은 제품개발, 판매 및 마케팅, 생산관리, 구매 및 재고관리업무를 핵심업무로 생각하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고객서비스 물류 유통, 관리업무 등을 다소 소홀하게 취급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정보기술업체와 닷컴기업들은 제품개발과 판매영업을 핵심업무 프로세스로 꼽았으며 물류유통과 관리업무를 비핵심업무로 대답했으며 유통 무역업은 판매 및 마케팅업무를 가장 핵심업무로, 서비스업의 경우 단연 고객서비스 업무를 가장 주요한 업무로 선정했다.

그럼 이들 업체가 상대적으로 소홀하게 다루는 업무는 무엇인가. 산업분야별로 다소 차이가 있긴 하지만 전체 응답기업의 28% 정도가 가장 비효율적인 업무로 「관리업무」를 꼽았다. 기업들은 그 다음으로 「구매·재고 관리업무」 「제품·서비스 개발 업무」 「물류·유통 업무」 등을 비효율적인 업무로 꼽았다.

최근 많은 기업들이 전사적자원관리(ERP)를 구축하거나 아웃소싱, ASP를 적극 추진하고 있는 것은 바로 이들 업무를 효율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기업업무 솔루션별 도입현황=그럼 실제 우리나라 기업들의 IT인프라는 어떻게 구축되어 있나. 이는 그 동안 기업들의 IT투자실태를 통해 예측이 가능하다. 조사 대상 전체 기업의 정보통신 인프라 투자규모는 전년 대비 100% 이상의 성장을 이룬 94년을 기점으로 급격한 상승세를 타고 있다. 외환위기 시기인 98년을 제외하고 국내 기업의 정보통신 인프라 현황은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전체 설문 기업이 지금까지 구축한 시스템의 94%가 1990년대 이후 추진되었고 77%가 1996년 이후 구축돼 최근 5년 이내에 많은 기업들이 정보통신 인프라를 구축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기업의 솔루션별 도입현황을 살펴보면 기간계시스템의 경우 다른 업무분야보다 전산화가 진전되어 10개 기업 중 1개 기업 이상이 재무관리(15%), 급여관리(14%), 인력관리(13%) 등을 도입해 아직까지 국내기업들이 일반업무분야에 투자를 많이 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생산과 물류관리 도입 비율이 각각 6%와 5%로 다소 저조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요즘 각광받고 있는 고객관계관리(CRM)분야의 경우 콜센터(4%), 영업사원 자동화(2%), 마케팅 지원 솔루션(4%) 등을 도입하고 있는 기업은 최대 4%에 불과해 이 분야의 기업투자가 아직 초기단계에 머물러 있음을 보여주고 있으며 e비즈니스 솔루션 도입은 1∼3%밖에 되지 않았다.

공급망관리(SCM)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는 기업은 1%로 거의 전무한 상태였으나 그룹웨어 관련솔루션 도입 업체는 전자우편(14%)을 비롯해 문서관리(6%), 전자결재(6%)업무에서 다른 업무분야보다 도입비율이 다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이 각종 솔류션을 도입하는 방식은 두가지다. 하나는 소프트웨어패키지를 일괄구매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시스템을 자체개발하는 방식이다.

조사 결과 10개 기업 중 7개 기업 정도가 기존 시스템을 자체 개발(71%)한 것으로 밝혀져 아직 많은 기업들이 패키지 방식의 솔루션 도입보다 자체 개발에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IT투자 및 경향=설문에 응답한 기업들의 IT투자비용은 어느 정도 되는가. 조사결과 기업들의 IT투자비용은 매출액(1999년 기준) 대비 0.34%이고, 유지보수비용은 0.22%인 것으로 나타났다.

IT투자에 대한 기업의 성향은 크게 4가지로 나뉜다. 우선 혁신자가 있는데 이는 특정 분야의 기술투자를 남들보다 먼저 사용해 보고 싶어하는 경향이 강한 성향을 말하는 것이고, 그 다음으로 「선각수용자」 성향을 보이는 그룹이 있는데 이는 경쟁사와의 차별성 확보를 위해 의욕적인 투자욕구를 갖고 IT의 효용성을 고려해 투자 여부를 결정한다.

그 다음그룹이 「전기 다수」그룹이다. 「실용주의자」라고도 불리는 전기 다수는 선각수용자들과 생각은 유사하지만 행동이 과감하지 못할 뿐이다. 마지막으로 「후기 다수」성향을 보이는 그룹인데 이들은 투자에 대한 위험이 있다면 이를 실행에 옮기지 않는다.

그럼 IT투자에 대한 기업들의 성향은 어떤 모습을 띨까. 설문 대상 기업 전체 49%가 「혁신자(4%)」와 「선각수용자(45%)」로 새로운 IT 분야 투자에 적극성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산업별로 보면 닷컴기업을 포함한 정보통신 기업은 혁신자와 선각수용자의 비율이 73%로 잠재수요가 가장 큰 부류에 속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다음으로 제조업 45%, 화학산업 43%, 호텔업 40%, 유통·무역 33%, 공공서비스 29% 순으로 나타났다.

투자의사가 있는 기업들이 투자를 고려하고 있는 분야를 묻는 질문에 대해 전체 응답 기업 중 34%가 ERP에 대한 투자의지가 높다고 응답했으며 그 다음으로는 CRM(28%), 그룹웨어(28%), SCM(27%), e비즈니스(22%)로 나타났다. 최근 관심의 대상으로 부상하는 e비즈니스와 CRM에 대한 수요가 ERP보다 낮다는 결과는 많은 기업이 판매 및 구매에 직접적인 솔루션 도입 이전에 기간 시스템인 ERP를 우선적으로 정비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느끼고 있다는 사실을 반증한다.

기업의 IT 투자 계획을 애플리케이션별로 분석해 보면, ERP 영역에서는 재무·회계관리(41%)와 물류관리(36%)에 관련된 시스템 수요가 높았으며 그룹웨어 영역에서는 지식관리 시스템(41%)에 대한 수요가 높았다. e비즈니스 영역에서는 판매 분야인 인터넷 쇼핑몰(17%)보다 아직 본격적인 구축 사례를 찾아보기 힘든 구매 분야인 전자조달(27%) 영역에 대한 수요가 높아 판매 분야에 대한 서비스 개발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솔루션별 도입 추진 시기=표에서 보듯이 응답기업들이 6개월 이내 단기간에 도입을 희망하는 솔루션은 재무·회계, 급여 관리, 전자우편, 인력 관리, 생산 관리 등으로 나타났다.

1년 이내에 추진 의지가 강한 솔루션은 생산관리 시스템, 마케팅 지원 시스템, 재무회계 시스템, 물류관리 시스템, 급여관리 시스템, 콜센터 솔루션 순으로 나타났다.

이는 애플리케이션별 투자 계획과 일맥상통한 것으로 ERP 관련 솔루션을 우선 도입하고 CRM과 그룹웨어 등을 차후에 도입하려는 기업의 의지를 알 수 있다.

<정리=장동준기자 djj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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