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상거래(EC) 사이트 등 e비즈니스계에서 활약하는 기업가 중 「베스트리저브」의 오노다 준 사장만큼 이색적인 경력을 가진 인물도 흔치 않다. 우선 이 업종의 경영자로서는 고령인 51세라는 연령, 중후장대(重厚張大)를 표방하는 대기업의 전형인 히타치조선에서 엔지니어로 일했다는 점이 이를 반증한다.
그는 히타치조선이 운영하는 호텔 예약 사이트 「여행 창구」를 만든 최고 공로자로 평가된다. 그런 그가 지난해 3월 사장 자리를 박차고 나와 4월에 「베스트리저브」를 설립, 여행 창구에 정면 도전장을 냈다.
그때까지 여행 창구는 다른 많은 사이트가 「개점 휴업」 상태에 직면하고 있는 가운데도 호황을 누리던 얼마 안되는 사이트 중 하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노다 사장이 사표를 던진 것은 회사를 사랑하는 마음보다 대기업 조직에 대한 이질감을 더 크게 느꼈기 때문이다.
베스트리저브 설립 당시 자본금은 약 1억1700만엔이었고 이 가운데 35%는 오노다 사장이 부담했다. 독립한 오노다 사장의 행동은 신속했다. 그는 베스트리저브를 비즈니스호텔 예약 사이트로 특화시켜 여행 창구와의 차별성을 강조했다. 현재 사이트를 개설한 지 반년이 지난 이 회사는 약 880개의 계약 호텔을 보유한 업계 점유율 2위의 회사로 부상했다.
물론 오노다 사장은 이에 만족하지 않는다. 최근에는 호텔의 빈 객실 관리를 담당하는 서비스시스템인 「베스트스트림」을 구축해 좋은 평가를 얻고 있다.
지난 72년 오사카 국립대 조선공학과를 졸업한 그는 히타치조선에 입사, 96년 여행 창구를 탄생시켰다. 옛 회사인 여행 창구의 직원들은 베스트리저브가 최대 라이벌임을 인정하면서도 그의 활약에 박수를 보내고 있다.
<명승욱기자 swmay@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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