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학문이 서로 유기적으로 움직여야 연구개발의 시너지 효과가 크다. 특히 의용생체공학은 다른 분야보다 더 다양한 학문과의 협력 관계를 필요로 한다. 생명과 직결되고 사람을 직접 다루는 분야여서 한 아이템을 개발하고 이를 판매하기에 앞서 다른 분야와 달리 반드시 의료진의 임상적인 지원과 협력이 필수적이다.
생체재료학 분야에서 가장 주목되는 인물은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의용생체공학교실 서활 교수(48)다. 서 교수는 임상 의학을 공부한 후 생체재료를 전공한 첫번째 의사로서 지난 93년 대한의용생체재료연구회를 조직해 금속·합성고분자 등 비생물성 생체재료 연구자들에게 조직공학 분야를 우리나라에 처음으로 소개한 인물이다.
서 교수는 인공적인 체내 이식물질로 지금까지 주로 사용해온 금속, 세라믹, 합성고분자를 이용한 인공 이식물질의 연구 분야보다는 인체 조직에 가까운 형태로 인공조직 등을 개발해 손상된 조직을 치환, 재생시키는 것을 주연구 분야로 하고 있다. 특히 체내에 이식하면 손상된 부위가 자가조직으로 재생되는 인공골, 인공피부, 인공보형물, 인공식도, 인공관절 등 이식재료의 연구 개발에서 한발 더 나아가 생리활성물질의 분비기능을 필요로 하는 인공간, 인공췌장, 인공갑상선 등 개발에 땀을 흘리고 있다.
재활공학 분야는 말 그대로 상지 내지는 하지의 일부가 손실된 지체장애자에게 정상인과 같은 또는 유사한 기능과 생활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해주는 기기를 개발하는 것으로 로보틱스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재활공학을 응용한 재활기기(보조장치 포함) 시장은 연평균 4.4% 성장률을 보여 2010년까지 2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의료기기연구조합은 예상하고 있다.
재활공학 분야의 선두주자는 노동부 연구출연기관인 재활공학연구센터의 문무성 소장(50)을 손꼽을 수가 있다. 서울대학교에서 기계설계학과 탄성학을 전공한 문 소장은 지난 94년부터 지금까지 재활공학연구센터에 재직하면서 인공지능 다리, 촉각감지형 인공팔, 청각장애자용 보청장치, 특수전동의자차 등 장애인 관련 첨단 재활기술을 연구·개발, 척박한 재활공학을 개척하는 데 앞장서 왔다.
특히 문 소장은 허벅지가 절단된 장애인도 평지에서 보행속도를 자유자재로 조절함으로써 걷기 운동을 할 수 있도록 초소형 컴퓨터를 내장한 첨단형 대퇴의지를 지난 97년 전세계에서 2번째로 개발,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기도 했다. 문 소장은 지금 발목관절과 무릎관절의 각도조절이 가능해 계단도 가볍게 오르내릴 수 있는 최첨단 대퇴의지를 개발하는 데 매진하고 있다.
인공장기학 분야는 최근 유전공학의 발달과 함께 2010년에 이르면 감각 인공장기를 제외한 대부분의 인공장기를 실제 장기처럼 사용하는 데 커다란 기여를 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인공장기 시장은 인공관절, 인공신장 등이 있으며 이 가운데 인공심장이 인공장기 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세계시장 규모는 2010년 연평균의 10.5%의 성장을 거듭해 50억달러로 예상되고 있으며 일본, 미국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활발히 연구되고 있는 차세대 분야이며 최근 생체에 완전히 영구이식하는 인공심장이 개발됐다는 보도가 나온 적이 있다.
우리나라는 인공심장 분야에서 우수한 연구인력들이 다수 포진하고 있다. 그 가운데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의용공학교실 인공심장연구실의 민병구 교수(59)가 인공심장 분야에서 세계적인 석학으로 불리고 있으며 이 분야의 발전에 지대한 공로를 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민 교수는 지난 84년부터 인공심장 분야에 몸담아 오고 있으며 말기 심장질환 환자를 위해 피부를 투과하는 일체의 연결선 없이 자연 심장의 기능을 대체하는 완전 이식형 인공심장의 제품화를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또 심장 이식 수술을 위한 가교 형태의 체외형 보조 인공심장은 이미 개발을 완료해 상품화를 마치기도 하는 등 인공심장 관련 분야에서 뚜렷한 족적을 남긴 원로란 평가다.
단국대학교 의과대학 의공학과 이상훈 교수(41)도 인공장기 분야에서 상당한 실력을 인정받고 있는 인물이다. 서울대학교에서 전기공학과 제어계측학을 전공한 이상훈 교수는 지난 87년부터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의공학교실에서 모터 구동형 인공심장을 함께 개발해 왔으며 인공심장으로 박사학위 논문을 수여받았다.
특히 공압식 심실 보조장치를 이식한 양이 최대 1개월간 생존하는등 이제까지 약 25건 이상의 공압식 심실 보조장치를 이용한 동물시험에서 개발품에 대한 기술력을 인정받는 한편 최근에는 인공호흡기의 상용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국과학기술원 최귀원 박사(43)는 한림의대(이용찬 교수팀)와 인공치아를 공동으로 연구개발했고 한 업체가 이를 이전받아 상품화를 한창 진행하고 있어 조만간 최 박사의 노력이 결실을 볼 전망이다. 최 박사는 또 인공관절중 무릎 관절의 개발을 위해 서울의대 정형외과(성상철 교수팀), 서울공대(조재영 교수팀), 경희의대 정형외과(유명철 교수팀), 한성대(최재봉 교수팀) 등 다양한 연구진과 공동으로 연구개발을 수행하고 있으며 2년후 상품화한다는 계획이다.
전북대학교 의과대학 의공학교실 김남균 교수(44)는 프랑스 스트라스부르대학에서 공학박사 학위를 취득한 해외파 출신으로 재활공학은 물론 감각정보공학과 휴먼인터페이스 등 분야에 초점을 두고 이에 대한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치료기기학은 전자기적·음향학적·기계적 방법 등을 통해 환자의 치료 및 수술에 사용하는 학문분야로 정밀도·안정성·신속성이 요구된다. 특히 최근에는 환자의 환부를 절개하지 않거나 가능한 한 피하면서 간접적인 방식으로 치료하는 추세로 발전하고 있다.
치료기기 시장은 연평균 성장률이 2.1%로 2010년 전세계의 시장규모는 2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며 레이저치료기·전저기치료기·영상치료기·초음파치료기·방사선치료기 등 다양한 의료기기가 개발중이거나 사용되고 있다.
임현수 충남대학교 의공학과 교수(48)는 암의 광역학적 치료영역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확보하고 있다. 임 교수는 지난 96년부터 광과민성물질(PDT) 레이저시스템을 개발해 왔으며 지난해 5월 아예 학내 벤처를 창업하고 본격적인 PDT 레이저기기의 상용화에 뛰어들었다.
경북대학교 의과대학 의용공학교실 조진호 교수(48)는 난청자의 치료를 위한 이식형 인공중이를 개발, 상용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경북대학교에서 의용전자공학 박사 학위를 취득한 조진호 교수는 기존 보청기로는 도움을 받기 힘든 중등고도 이상의 난청자와 감응 신경성 난청자에게 외부 소리를 전달해 주는 차세대 보청기를 개발, 시제품을 선보였다.
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 의공학교실 서태석 교수(44)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방사선치료와 수술 분야와 관련된 첨단 의료장비 개발에 참여하고 있다.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원자핵공학과 출신으로 방사선수술 시스템, 방사선 치료계획장치, 원격치료계획장치 등 미래 산업형 분야에서 활발할 연구활동을 하고 있다. 서 교수는 수술이 불가능한 위치에 발생한 각종 뇌종양을 최신 영상기법을 이용해 정확히 종양의 위치를 찾아 한번에 고선량의 방사선을 종양에만 집중적으로 치료하는 방사선수술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특히 전신 방사선 암치료에 사용되는 방사선 치료계획장치를 개발한 데 이어 98년부터는 첨단 3차원 영상기술을 이용한 3차원 치료계획장치를 개발해 시제품이 개발된 상태다.
끝으로 의료정보 분야는 과거 의료영상저장전송시스템(PACS)·병원정보시스템(HIS) 등을 일컬었으나 최근 정보 인프라의 확충과 정보화 마인드의 확산에 따라 보건의료분야의 전자상거래를 포괄하도록 재규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2005년을 전후해 의약품 유통의 약 70∼80%가 전자상거래로 대체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의료정보 분야에서는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의공학교실 김남현 교수(47)가 PC서버를 이용한 대형병원 의약품처방전달시스템을 개발한 데 이어 초고속통신망을 이용한 원격진료기반 기술의 개발을 수행하고 있는 등 남들이 돌보지 않았던 분야에서 독자영역을 구축하고 있다.
<안수민기자 smah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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