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 영토부터 통일을 이루는 것이 중요합니다. 먼저 민간부문의 IT산업이 통일의 물꼬를 트게 하고 점진적으로 민족통일의 대업을 이끌어가는 것이 수순이겠죠.』
남북IT교류 민간대표단의 국가기관 인물로는 유일한 송관호 한국인터넷정보센터(KRNIC) 사무총장이 이번 방북에 거는 기대는 생각보다 크지 않다. 그는 이번 방북이 단지 통일로 가는 길의 한 점일 뿐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무엇보다 민간 교류로 시작하는 사업인 만큼 소박하게 시작한다는 것이 그의 첫번째 지론이다. 한마디로 비정치 논리가 우선돼야 자연스러운 만남을 유도할 수 있다는 것
『현재 이원화된 남한과 북한의 국가 도메인을 통일에 대비해 공통의 도메인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유럽 단일화 이후 EU도메인이 생겼듯 한민족 공통의 「ko」 도메인과 같은 국가 도메인이 있어야 합니다. 이번 방북에서는 이같은 논의를 할 수 있는 채널을 확보하는 데 주력할 작정입니다.』
송 총장은 이번 1차 남북IT교류 대표단 이후 지속적인 교류를 위해서는 정부 당국자간의 채널 확보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정부가 민간의 만남을 주선해야 양측의 산업을 공동 발전시킬 수 있는 창구가 열릴 것이라는 논리.
송 총장은 『현재 부족한 IT인력을 채워 나가기 위해 북한에 SW인력교육센터를 세우고 북한 인력을 남한에 공급하는 방안과 낙후된 북한의 IT산업을 지원하기 위한 SW개발지원센터를 운영하는 방안 등도 논의의 대상이 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방북 성과가 좋을 경우 2차 IT교류는 서울에서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하는 송 총장은 『무엇보다 이산 1세대들의 편의를 제공하는 데 이번 방북의 의의가 있다』며 『서울과 평양 등지에 가상 면회소를 설치해 온·오프라인을 통한 이산가족 만남의 장을 마련하는 것이 이번 대표단의 가장 큰 과제』라고 말했다.
송 총장은 이를 위해 구체적인 운영의 대안을 마련해 놓고 있다. 「초고속인터넷 면회소의 설치」 지역과 이용비, 남한과 북한의 경제 격차를 고려한 운영방안 등 아이디어 보따리를 들고 간다. 서서히 물꼬가 트이는 남북협력 상황에서 가장 시급한 이산가족 만남의 장을 인터넷을 통해 실현하자는 것이다.
『정치적으로나 경제적으로 거창한 남북협력은 실현 가능성이 희박합니다. 민간차원에서 자그마하게 시작하는 협력이 실속을 챙길 수 있죠. 이번 IT방북단은 점(点)에서 면(面)으로, 면에서 공간으로 확대 발전할 수 있는 민간협력의 첫 단추가 될 것입니다.』
방북길에 오르는 송 총장의 의지가 결연하다.
<이경우기자 kwlee@etnews.co.kr>
<의제>
한국인터넷정보센터의 방북은 북한내 인터넷정보센터인 북한인터넷정보센터(KPNIC) 설립 지원과 통일 도메인(ko) 확보 및 공동관리를 위한 방안을 협의하기 위한 것이다.
지원 내용은 북한내 공식 IP주소 확보 및 배정·할당 관리지원으로 KPNIC 설립후 아시아태평양인터넷정보센터(APNIC) 회원가입 및 주소확보를 지원하는 방안과 APNIC과의 협의 후, KRNIC에서 북한에 IP를 배정, 지원하는 방식 등이다.
추진계획은 정부 및 관련단체와의 협조를 통한 북한의 현황분석 및 지원방안 마련, 다양한 정보창구를 통한 북한의 지원수락의사 타진, 북한의 지원수락 확정 및 북한 지원 추진, 통일도메인 확보 및 공동관리를 위한 방안 협의 순이다.
KRNIC은 앞으로 위탁연구과제 「남북한 인터넷 통합관련 시스템 구도 연구」를 통한 동향분석, 북한 인터넷주소관리 지원방안 마련, 「남북 IT업계 경제인회의」 참가 등을 지속적으로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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