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스포츠가 인기를 끌면서 게임 대회의 종류와 형태가 다양해지고 있다. PC 게임대회뿐만 아니라 아케이드·가정용 비디오 콘솔·온라인 게임대회 등이 잇달아 열리고 있다.
이미 이오리스라는 아케이드 게임 업체가 격투기 게임을 종목으로 한 「킹오브파이터 천왕전」을 갖고 있으며 한국게임물유통협회는 국내 유일의 가정용 게임 리그대회인 「코비토」를 주관하고 있다. 최근에는 온라인 게임 업체인 CCR와 게임 벤처업체인 미누커뮤니케이션이 각각 PC방을 대상으로 한 게임 대회를 열고 있다.
화제를 모으고 있는 게임대회를 살펴본다 편집자
TV가 문화와 엔터테인먼트의 중심으로 군림했던 20세기는 끝났다. 인터넷과 디지털이 모든 것을 지배하는 21세기는 사이버 문화의 시대다. 전세계 5억명에 가까운 네티즌들은 디지털이 만들어내는 사이버 공간 속에서 다양한 커뮤니티를 형성하고 새로운 형태의 문화와 엔터테인먼트를 향유하고 있다.
특히 게임은 상호작용(interactive)과 스포츠적인 특성(competition)을 갖고 있어 사이버 문화의 핵심으로 부상하고 있다.
더욱이 최근에는 인간이 갖고 있는 잠재적인 경쟁심리를 게임의 가상 공간에서 해소할 수 있는 e스포츠가 사이버 문화의 첨병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e스포츠가 모습을 드러낸 것은 97년경부터. PC방의 확대로 e스포츠가 꽃을 피울 수 있는 기반 인프라(고속 인터넷)가 갖춰진데다 불멸의 게임 「스타크래프트」가 등장하면서 배틀넷을 통해 사람이 대결하는 e스포츠가 자연적으로 생겨났다. 이어 98년에는 배틀탑을 비롯한 전문 업체들이 등장함으로써 e스포츠가 비즈니스 차원으로 발전하게 된다.
몇년의 준비기간을 거쳐 지난해 e스포츠는 하나의 산업으로 자리를 잡았다. KIGL·PKO·KGL과 같은 전국 규모의 프로게임리그가 발족됐으며 50여개의 프로게임구단이 창단됐다. 프로야구나 프로농구 선수처럼 게임을 직업으로 하는 프로게이머도 200명 정도로 늘어났다. 프로게임리그의 발전을 위해 사단법인 21세기프로게임협회(회장 김영만)도 발족됐으며 문화관광부·정보통신부·산업자원부 등 정부 부처는 장관배를 내건 게임대회를 유치하는 등 게임리그 육성에 나섰다.
지난해 10월에는 전세계 17개국 200여명의 게이머들이 용인에 모여 국가의 명예를 걸고 시합을 벌인 「월드사이버게임챌린지」도 개최돼 한국이 e스포츠의 종주국임을 세계에 알렸다.
올해에는 지난해의 뜨거운 열기를 비즈니스 차원으로 확대·재생산하기 위한 노력이 결실을 맺을 것으로 보인다. 아직까지는 마니아층에 머물고 있는 수요층의 확대를 위해 좀더 다양한 종류의 게임이 e스포츠의 종목으로 자리를 잡게 된다. 업계에서는 PC게임뿐만 아니라 아케이드·가정용·비디오콘솔·온라인 게임, 심지어는 웹게임(일명 보드게임)을 이용한 다양한 게임대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실제로 한국게임물유통협회(회장 우인회)는 가정용 비디오 게임기를 바탕으로 격투·축구·카레이싱 실력을 겨룰 수 있는 「코비토」리그를 이달부터 시작할 예정이며 아케이드업체인 이오리스(대표 전주영)는 격투기 아케이드게임기인 「킹오브파이터」를 종목으로 하는 「이오리스배 킹오브파이터 천왕전」을 벌이고 있다.
또한 국산 게임개발 업체들이 자체 개발한 게임을 종목으로 게임대회를 개최함으로써 좀더 다양한 e스포츠를 즐길 수 있게 된다. 이달 초 현재 판타그램(대표 이상윤)이 자사의 전략 시뮬레이션게임인 「킹덤언더파이어」를 종목으로 하는 게임대회를 개최하는 것을 비롯해 동서게임체널(삼국지천명2), 조이맥스(아트록스), 재미시스템(액시스), CCR(포트리스2블루) 등이 게임대회를 열고 있거나 계획중이다.
또한 온라인게임 개발업체인 가로세로(대표 박치원)는 최근에 여성만을 위한 게임대회인 「여성, 그들만의 퍼즐리그」를 개최해 화제를 모았다.
지난해 e스포츠의 대중화에 앞장섰던 프로게임리그는 봄부터 시즌을 시작한다. 또다시 한반도는 e스포츠의 열기로 들뜨게 된다.
배틀탑(대표 이강민)이 주관하는 KIGL은 오는 3월 화려한 개막경기를 시작으로 8개월간의 대장정에 돌입한다. 배틀탑은 올해에는 정규리그를 상반기와 하반기 2개 시즌으로 나누어 진행하고 시즌별로 올스타전을 개최할 예정이다. 또한 지난해에는 주말에만 열렸던 경기를 월·화·수 등 주 3일 벌일 계획이다. PKO(대표 임영주)는 2월 대학리그, 3월 프로리그를 개막할 예정이며 이게임즈(대표 박호용)의 KGL은 3월에 시즌이 개막된다.
이들 3개 리그사는 올해 말에 각각 리그에서 우승한 선수들이 출전해 최강자를 가리는 「왕중왕전」을 개최할 예정이다.
오는 12월에는 ICM(대표 오유섭)이 전세계 25개국의 게이머들이 참여해 국가 대항전을 벌이는 「사이버월드게임」 대회를 개최해 e스포츠의 강국 코리아의 면모를 유감없이 보여줄 계획이다.
한편 게임브로드밴드(대표 박현규)와 겜TV(대표 박장순) 등 게임전문 위성채널이 오는 9월 본격적인 방송을 시작해 게임방송의 새로운 지평이 열린다.
<이창희기자 changh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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