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막트랜지스터액정표시장치(TFTLCD)의 경쟁국인 일본과 대만에서는 정부차원의 산업 육성이 활발하나 국내에선 그나마 있는 지원도 끊길 상황이어서 대조를 이루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일본 통산성은 자국 내 6개 TFTLCD 업체가 차세대 제품 개발을 위해 공동 출자, 이달중 출범할 「액정최첨단기술개발센터」에 정부 자금을 지원키로 했으며 대만 정부도 내년께 한국 추월을 목표로 자국 TFTLCD 업체에 대해 연구개발 지원과 각종 금융·세제 혜택을 주고 있다.
반면 국내에서는 오는 9월께 완료될 TFTLCD 및 플라즈마디스플레이패널(PDP) 등 평판디스플레이패널(FPD)에 대한 선도기술개발사업(G7)을 끝으로 정부의 지원은 사실상 중단될 위기다.
이와관련 국내 대학과 연구소 및 업계는 G7과제의 후속 사업으로 「뉴프론티어」사업에 FPD개발과제를 신청했으나 탈락했다. 당시 FPD과제는 선정이 유력했으나 심사위원 사이에서 『국내 업체들이 세계 TFTLCD의 1, 2위를 차지할 정도로 성공했는데 또다시 지원할 필요가 있겠느냐』는 의견이 나와 선정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대해 TFTLCD 연구개발자들은 『국내 업체가 세계시장을 주도하고 있으나 아직 부품소재와 장비를 대부분 수입하는 실정에서 확실한 경쟁 우위를 차지하려면 연구개발에 대한 지원은 오히려 더욱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구개발 지원 규모도 일본과 대만업체에 비해 취약하기 이를 데 없다.
일본 정부는 지난 95년부터 오는 2005년까지 자국 내 9개사에 백라이트없는 반사형 TFTLCD 등 차세대 제품의 개발 비용으로 30억∼40억엔의 연구비를 지원해왔으며 이번에는 아예 정부 주도로 「액정최첨단기술개발센터」를 설립했다. 대만 정부도 정부산하연구소(ERSO)에 1억4000만달러 규모의 시설과 260여명의 연구원을 투입했으며 연구비로 매년 1억달러를 지원하고 있다.
반면 국내에선 LCD 분야의 정부 연구개발 지원규모가 15억원 수준으로 일본의 20분의 1, 대만의 500분의 7에도 미치지 못한다. 이마저도 곧 중단될 판이다.
업계 및 학계 관계자들은 『턱없이 모자란 연구개발비 지원도 문제지만 대만 정부는 관세를 매기지 않는 LCD장비에 대해 8% 관세 부과 등의 세제와 미흡한 금융 지원도 문제』라면서 『사실상 우리는 맨몸으로 싸우고 있는 셈』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와관련 산업자원부와 과학기술부 등 관계 당국은 이같은 업계와 학계의 입장을 이해하면서도 국내 TFTLCD 산업의 제품뿐 아니라 소재·부품·장비 분야에서도 일본과 대만을 압도하는 것으로 믿는 인식이 높아 지원 확대에 주저하고 있다.
<신화수기자 hsshi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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