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반도체업체들의 중국 투자가 본격화하고 있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KEC는 현지 공장의 설비를 증설하고 있으며 국내업체를 인수한 앰코테크놀로지코리아 등은 현지 공장을 신설할 계획이다. 이같은 방침은 중국이 투자할 만한 가치가 생겼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최근 인텔·AMD·히타치 등 미국과 일본업체의 중국 투자 붐과 맞물려 앞으로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 투자현황=KEC(대표 김충환 http://kec.co.kr)는 중국 우시에 세운 반도체 공장에 소신호용 반도체와 전력용 반도체 등을 생산하는 신규라인 1개를 건설하기로 결정하고 공장 설계작업에 들어갔다. 이 회사는 이르면 오는 3월께 착공에 들어가 올해 말께 공장을 가동할 예정이다. 투자규모는 공장 설계가 마무리돼야 나오나 30억원 정도 소요될 전망이다.
삼성전자(대표 윤종용 http://sec.co.kr)는 이에 앞서 중국 현지 생산법인인 쑤저우반도체유한공사(SESS) 공장을 증설, S램과 파워 및 모스칩, 디스크리트칩 등을 생산하기 시작했다. 이 회사는 월 6000만개 이상을 생산, 휴대폰업체 등 현지 전자업체와 통신단말기업체들을 상대로 활발한 영업활동을 벌이고 있다.
아남반도체의 패키징 및 테스트 공장을 인수한 미국 앰코테크놀로지는 상하이 푸동 자유무역지대에 반도체 조립 및 테스트 공장을 착공, 올하반기부터 가동에 들어갈 예정이다. 앰코는 이 공장에서 초기에는 프로세서와 컨트롤러 관련제품을 생산하고 제휴선인 도시바와 협력해 점차 S램·플래시메모리·그래픽칩 등으로 생산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 회사는 초기 가동에 필요한 인력으로 한국내 자회사인 AMK의 숙련된 엔지니어를 투입하기로 했다.
지난 99년 현대전자에서 독립한 미국 칩팩은 중국 상하이에 운영중인 조립공장의 설비를 증설, 2분기중으로 저가형 패키징 제품을 생산할 계획이다. 칩팩은 또 이 공장에서 이동통신기지국 모뎀 칩세트의 조립 및 테스트 서비스를 시작해 지난해 2500만달러를 투자한 퀄컴에 공급할 예정이다.
◇ 배경 및 전망=국내 반도체업체들이 이처럼 중국에 대한 투자를 강화하는 것은 그만큼 중국시장이 무르익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중국은 정부의 강력한 전자정보산업 육성정책에 힘입어 PC·휴대폰·디지털가전제품의 생산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덩달아 반도체 수요도 급증하고 있다. 중국에 대한 인텔·AMD·히타치 등 세계 반도체업체들의 투자도 활발해지고 있다. 국내 반도체업체들이 현지 전자업체들이 밀집해 있고 반도체업체들의 투자가 활발한 상하이-쑤저우 벨트에 현지 공장을 신증설하는 것은 이러한 이유에서다.
중국 반도체시장은 아직 초기단계이나 시장조사기관들은 연평균 30∼40%씩 고성장하면서 2005년께 240억달러로 세계 최대 반도체시장이 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특히 중국 정부의 반도체와 같은 첨단제조업의 투자 유치에 대한 우대정책과 싼 인건비도 국내업체들의 투자의욕을 북돋우고 있다.
다만 중국이 대공산권 수출 규제에 묶여있어 외국 반도체업체들은 0.25미크론 이하의 초미세회로선폭을 적용한 반도체 설비투자를 할 수 없다. 이 때문에 삼성전자 등 국내업체들은 당장 투자를 대폭 확대하기보다는 단계적으로 투자를 늘리다가 중국의 WTO 가입 이후에 본격적으로 투자한다는 전략이다.
업계 한쪽에서는 국내 반도체업체들이 대중국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중국에 기술만 이전시켜 부메랑으로 되돌아 올 수 있다는 지적이다. 또 국내 반도체산업의 공백현상도 벌써부터 우려되고 있다. 칩팩코리아의 경우 미 본사의 중국 투자 확대로 국내 생산라인 일부가 중국으로 이전돼 연구개발 분야를 제외한 인력들이 불안해하고 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의 한 고위 관계자는 『아직 중국의 반도체 기술은 초기단계여서 걱정할 정도는 아니며 외국 경쟁사들의 중국시장 선점을 막기 위해서라도 국내업체들이 중국행을 적극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말해 앞으로 대중국 투자를 늘리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신화수기자 hsshi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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