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블루투스인증기관, 국내시장 몰려온다

해외 블루투스 사설인증기관이 속속 국내에 진입하고 있으나 이에 대응할 만한 국내 사설인증기관은 전무한 상태여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블루투스 국제 컨소시엄인 블루투스SIG(Special Interest Group)로부터 인증업무를 위임받은 유럽 인증기관들이 최근 국내에 지사를 설립하고 인증 상담업무에 착수하는 등 시장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

하지만 국내에는 블루투스 인증자격을 갖춘 BQB(Bluetooth Qualification Body)가 전무할 뿐더러 블루투스제품 시험장비를 갖춘 시험센터조차 없는 실정이다.

BQB란 블루투스SIG가 인증업무를 위임한 개인이나 단체를 의미하는 것으로 블루투스 인증기관이 되려면 반드시 BQB를 확보해야 한다. 유럽, 미국 등 전세계에서 25명의 BQB가 있으나 아직 국내에는 없다.

최근 BQB를 보유한 해외 사설인증기관이 한국법인이나 제휴사를 통해 이동통신사업자, 이동통신단말기업체, 블루투스 관련벤처 등 잠재고객인 국내 블루투스업체와의 접촉에 나서는 등 본격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들 사설인증기관을 통해 인증을 받는 데 드는 비용은 제품에 따라 다소 차이는 있으나 일반적으로 2000만∼5000만원 수준이다.

독일계 RF 및 소프트웨어 인증기관 ETS닥터겐츠의 한국법인인 D사는 그동안 무선통신기기 및 소프트웨어 인증대행서비스를 제공해왔으나 최근 사업 범위를 블루투스로 확대, 영업에 나서고 있다. 이 회사는 블루투스 인증을 원하는 국내 업체로부터 인증절차상담 및 인증서류를 접수하고 독일기관을 통해 성능시험 및 인증을 의뢰하고 있다.

독일계 인증 및 시험기관으로 한국, 일본, 대만 등에 아시아법인을 두고 있는 T사는 국내 블루투스업체 제품을 일본이나 대만 법인에서 운영하는 BQTF나 BQB로 보내 성능시험과 인증을 실시하고 있다.

이 회사는 국내 인증서비스를 강화하기 위해 오는 3월 블루투스 제품 시험에 필요한 장비를 들여와 블루투스시험센터를 직접 설립할 계획이다.

또다른 독일 인증기관인 C사는 국내 블루투스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인증에 필요한 서류심사절차 및 컨설팅을 대행하고 있다. 독일, 스페인, 미국에 모두 BQB 인력 5명을 보유하고 있으며 국내 블루투스 시장이 형성됨에 따라 본사로부터 국내에 BQB 인력을 영입, 인증사업을 본격화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업계에서는 블루투스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리면 이러한 해외 인증기관의 국내 진입이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 국내 BQB 인력양성이 시급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블루투스 프로토콜 스택을 개발, 인증을 준비중인 시코드의 임영회 연구소장은 『국내에는 제품을 개발해도 성능시험을 할 만한 장비나 인증해줄 수 있는 인력이 전무한 상태여서 현재로는 해외 인증업체를 이용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정한욱 한국통신 선임연구원도 『국내 업체의 경쟁력 제고나 국내시장보호 차원에서 국내 블루투스 인증기관이나 시험센터 설립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정통부는 『현재 설립을 추진중인 정보통신시험센터 내에 블루투스 시험장비를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나 확정된 계획은 아직 없다』고 밝혔다.

<조윤아기자 forang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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