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사적자원관리(ERP) 시장의 경쟁구도가 온라인서비스임대업(ASP) 시장으로 그대로 옮겨가나.」
ASP시장이 꿈틀대고 있는 가운데 오라클 ERP 일색으로 전개되던 시장구도가 최근 SAP의 공격적인 진입으로 전세가 역전될 기미를 보이고 있다. 오라클과 SAP는 직접 ASP를 제공하지 않지만 ASP사업자와의 제휴를 통해 ERP를 판매하는 「가려진」 주체였던 게 사실이다.
올해 들어 협력사인 국내 ASP사업자들이 적극적인 영업에 나서면서 도입 기업이 늘어나자 오라클과 SAP의 시장경합도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는 것이다.
오라클의 ASP 브랜드인 「BOL」은 지난해 이후 국내 시장을 사실상 장악해왔다. 강력한 파트너인 넥서브가 지금까지 11개 고객사를 확보한 것을 비롯해 에이폴스도 7개 기업과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18개 고객사 가운데 현재 서비스가 진행 중인 곳도 총 7개에 달한다.
반면 SAP는 협력사인 트러스트가 에넥스, BSG가 기산텔레콤, 코인텍이 인지(옛 공화)와 각각 공급계약을 맺어 3개에 불과한 실정이다. 그나마 기산텔레콤이 이달 초 서비스를 시작해 막 상용화 가능성을 검증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양적인 측면에서 이 같은 일방적인 구도는 속을 뒤집어보면 사정이 다르다.
오라클 ERP 협력업체인 넥서브와 에이폴스의 고객사 사용자 수가 평균 10개 안팎인 데 비해 SAP 쪽은 대부분 「대형」이다. 가구업체인 에넥스가 사용자 수 200개 이상이고 기산텔레콤·인지도 50개 안팎에 달한다.
ASP업계 관계자는 『오라클 협력사들이 중소기업 위주의 저인망식 영업을 전개한다면 SAP는 대형사 중심으로 대어 낚기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기존 ERP시장의 경쟁환경이 ASP시장에서도 한판승부로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여기에다 최근 SAP의 한 협력업체가 사용자수 1000개에 달하는 대형 고객사를 확보, 곧 ASP 도입계약을 체결할 예정이어서 그동안의 판세가 완전히 뒤집힐 가능성도 있다.
또 SAP의 협력 ASP업체가 삼성SDS·인성정보 등 20개 이상인 데 비해 오라클은 사실상 넥서브와 에이폴스에 의존하는 실정이어서 이 같은 관측은 더욱 설득력을 얻고 있다.
오라클 협력업체 관계자는 『SAP가 대형 고객사 확보를 통해 시범사례 만들기에 주력하고 있지만 아직 서비스 상용화는 검증받지 못했다』면서 『SAP 솔루션을 ASP에 맞게 성공적으로 개발하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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