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지>1조원대 스토리지시장을 잡아라

「1조원대 스토리지시장을 잡아라.」

스토리지시장이 가히 폭발적으로 팽창하고 있다. 스토리지는 정보화 진전과 함께 가장 각광받는 산업군으로 떠오르고 있다. 정보 양산과 이를 관리·보관·가공·활용하기 위해서는 스토리지의 도입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세계적인 연구조사기관인 데이터퀘스트 자료에 따르면 스토리지시장은 연간 25% 이상의 고성장세를 구가해 오는 2002년 418억2700만달러 규모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산업 전 부문이 인터넷환경으로 전환되면서 개인의 데이터량은 물론 기업의 정보데이터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해 데이터웨어하우스(DW)·전사적자원관리(ERP)·고객관계관리(CRM)·지식관리(KM) 등 스토리지를 기반으로 한 첨단 디지털환경 구축이 러시를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스토리지시장은 이보다 훨씬 높은 50∼70%의 폭발적인 성장세를 구가하고 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스토리지시장은 지난해 3500TB, 7000억원 규모의 시장을 형성한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이는 전년보다 100% 이상 성장한 수치다. 올해에는 경기부진에 대한 업계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사상 처음으로 1조원대를 넘어설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같은 기업환경 변화에 따라 향후 5, 6년 안에 스토리지시장이 메인시스템이라 불리는 현재의 서버시장 규모를 뛰어넘어 컴퓨터시스템 관련 최대시장으로 떠오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세계적인 IT전문 분석가인 로라 코나글리아로는 현재의 메인시스템이나 서버라는 용어가 앞으로는 고스란히 스토리지로 옮겨갈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스토리지가 메인시스템이 되고 현재의 서버는 오히려 파일서버·애플리케이션서버·네트워크서버·캐시서버·교환기서버 등 주변기기와 같은 개념으로 전환되리라는 설명이다. 특히 SAN(Storage Area Network)환경의 등장으로 「엔터프라이즈 스토리지」라는 개념이 일반화됨에 따라 스토리지의 메인시스템화가 급속히 진전될 것이라는 주장이 더욱 설득력을 얻어가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같은 주장의 근거로 DW·ERP·CRM·KM 등의 도입 붐과 인터넷 등장으로 인한 웹 콘텐츠 개발 붐을 들고 있다.

기업 기간시스템으로 구축되는 DW·ERP·CRM·KM 등이 스토리지 시스템 수요 증가로 이어지고 있고 기업 데이터의 폭발적인 증가로 인해 스토리지 일반부문의 수요가 더욱 늘어가고 있다. 물론 일반부문의 수요는 인터넷의 등장이 주요인이다. 인터넷이 일반화됨에 따라 메일이나 웹콘텐츠 등 정보 데이터가 수직으로 증가했기 때문이다. 또 방송 데이터 등 아날로그 데이터를 디지털화하는 추세도 한 몫을 하고 있다.

재해복구시스템 수요도 스토리지 수요를 촉발시키고 있다. 잠깐이긴 했지만 지난해 동원증권의 전산마비 사태는 금융권의 재해복구센터 구축 움직임에 불을 댕겼고, 이같은 움직임은 통신권을 비롯한 대형 제조업체로 파급되고 있다. 재해복구센터는 특히 대형 스토리지 수요를 촉발시킨다는 점에서 향후 스토리지 시장의 대폭발을 예고하고 있다.

통신시장의 스토리지 수요 역시 차세대 이동통신으로 불리는 IMT2000 사업자 선정을 계기로 기지개를 켤 것으로 보인다. 데이터나 음성 데이터 위주의 통신이 동영상 위주의 통신으로 바뀌게 되면 스토리지는 수요의 절정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 전문가들은 IMT2000 서비스가 본격화하면 수십배의 스토리지 수요가 일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기존의 텍스트나 음성 위주로 서비스할 때의 데이터량과 동영상을 데이터화해 서비스할 경우의 데이터량은 비교가 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지난해부터는 통신업체들이 대형 인터넷데이터센터(IDC) 구축에 속속 나서면서 스토리지 수요도 대량으로 발생하고 있다. 그동안 일부 데이터백업 업체들이 전문으로 하던 스토리지 호스팅 사업을 대형 통신업체들이 IDC를 앞세워 추진하겠다고 나섰기 때문이다. 물론 호스팅사업은 처음에는 서버 중심으로 이뤄질 것으로 예상됐지만 최근에는 중소기업 및 닷컴기업들이 활용하는 데이터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스토리지 호스팅의 한 축으로 그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스토리지 호스팅은 기업이 스토리지를 구매해 자체적으로 데이터를 보관하고 관리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일정 요금을 지불하고 관리 및 보관서비스를 위탁하는 사업(아웃소싱)이다. 따라서 대규모 자금여력이 충분하지 못한 중소기업들에 큰 호응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백업서비스 증가도 통신업계의 스토리지 수요를 부추기는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백업서비스는 기업의 영구보존 데이터를 보관해주거나 일 단위, 주 단위, 월 단위 등 일정한 주기로 데이터를 보관해 주는 서비스로 기존 전문업체에 이어 IDC들도 이 사업에 나서고 있다.

두루넷·한통하이텔 등 IDC들은 백업전문 서비스업체들과 공동으로 자사 IDC내 기업들을 대상으로 백업서비스를 실시하고 있으며 후발 IDC들도 이와 관련, 전문업체들과 백업서비스에 대한 협의를 벌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특히 IDC 백업서비스 시장이 올해에만 1000억원 이상의 규모를 형성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내년에는 2400억원 규모로 급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에 따라 몇몇 중소 백업 전문업체와 IDC업체들에 이어 이 부문 시장에 참여하려는 전문업체들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함께 개인을 대상으로 한 파일 호스팅의 활성화도 스토리지 수요증가에 한 몫을 할 것으로 보인다. 파일 호스팅은 각종 애플리케이션 파일을 개인의 로컬 하드디스크가 아닌 인터넷상에서 저장 및 백업할 수 있도록 저장공간을 제공하는 것으로 용량이 큰 멀티미디어 파일이 많아 저장공간이 부족하거나 이동이 잦은 이용자들에게 큰 인기를 끌 것으로 보인다.

일부 업체들은 파일 호스팅이 ASP사업 전단계의 모델로 적합할 것으로 보고 이 부문 시장에 진입할 준비를 하고 있으며 기간통신업체들과 애플리케이션업체들 또한 ASP서비스를 위해 파일 호스팅서비스를 적극 검토하고 있다.

어쨌든 올해 스토리지시장은 경기부진에 대한 우려감에도 불구하고 기업 인터넷 환경의 급속한 확산과 금융·통신·제조 등 전통적인 분야의 수요가 맞물려 사상 최대의 시장 규모를 형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박승정기자 sjpark@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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