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정보기기의 등장은 정보 격차를 더욱 심화시킨다.
이제까지 정보 격차는 컴퓨터 사용 유무에 따라 각종 정보에 접근하는 속도와 고급정보 접근 가능성 등에 제한이 있는 것만을 의미했다. 하지만 휴대폰·디지털TV를 비롯해 각종 인터넷 접속 단말기 등의 생산과 보급이 증가하면서 사용하는 정보기기에 따라 정보 격차가 달라지고 있다.
데스크톱 컴퓨터의 경우 그래도 사무실과 학교를 포함해 PC방 및 공공기관 등에서 흔히 접할 수 있고 이용법도 많이 알려진 편이어서 컴퓨터 보유 유무가 정보 격차를 일으키는 정도는 그리 심하지 않다고 볼 수 있다.
오히려 컴퓨터를 보유하고 있느냐보다는 어떤 기종을 이용하느냐에 따라 정보 격차가 발생할 소지가 크다. 486급 PC와 최신 펜티엄4급 PC의 성능 차이가 각종 소
프트웨어 활용과 인터넷 이용에 커다란 격차를 초래하기 때문이다.
또한 인터넷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초고속통신 이용 여부가 정보 격차에 미치는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 초고속통신 이용시 정보 접근이 훨씬 용이하며 동영상을 포함한 각종 멀티미디어 파일 등도 손쉽게 이용할 수 있는 것은 물론 다양한 응용 소프트웨어와 각종 DB들을 사용하기 편리하다.
초고속통신은 정액제로 사용하기 때문에 시간이나 비용에 제한없이 정보를 이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종량제서비스와 비교된다. 최근에는 이미 만들어진 정보의 이용보다는 상호교류하는 양방향 정보가 더욱 각광받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이뤄지는 실시간 채팅이 그것. 같은 시간에 동시에 접속해 장시간 대화를 나누는 온라인 채팅은 커뮤니티 결속과 정보교류의 핵심적인 수단으로 종량제서비스 이용자에 비해 초고속통신 등 정액제서비스가 유리하다.
이뿐 아니다. 휴대폰을 통한 무선인터넷 및 각종 정보서비스 이용이 확대되면서 휴대폰을 소유한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간에, 그리고 휴대폰의 성능과 기능에 따른 격차도 적지 않게 발생한다. 특히 분초를 다투는 금융 관련 정보의 경우는 휴대폰을 사용하는 사람, 휴대폰을 통해 문자서비스 등을 실시간으로 받는 사람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올해 말부터 서비스가 시작되는 디지털방송과 향후 내년부터 본격화할 위성방송 등도 정보 격차를 유발하는 미디어가 된다. 특히 위성방송의 경우 채널이 100여개를 넘게 되므로 현재의 공중파에 비해 더욱 다양하고 깊이있는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더구나 해외의 각종 산업·경제·엔터테인먼트·스포츠 정보를 곧바로 입수할 수 있으므로 디지털TV와 위성방송 수신기 보유도 정보 격차를 가르는 하나의 큰 획이 될 전망이다.
이밖에도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는 각종 정보가전 단말기는 무수히 많다. 심지어는 플레이스테이션 같은 게임기에서부터 냉장고와 가정용 보안장비들에도 인터넷 연결이 가능해지고 있다. 이제는 어떤 기능, 어떤 성능을 가진 정보가전을 소유하느냐가 정보 격차를 결정하는 주요 변수가 되고 있다.
<정소영기자 syj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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