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덕밸리 고급인력 취업 기피 여전

최근 이공계 석박사급 이상 고급 인력의 취업난이 가중되고 있는데도 대덕연구단지내 정부출연연구기관과 벤처기업에 대한 취업 기피현상이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벤처시장이 위축되고 있는 상황이어서 연봉이 적은 벤처기업에 대한 고급 인력의 취업 기피현상은 가중될 전망이다.

27일 대덕연구단지내 각 출연연과 벤처기업에 따르면 기계연구원의 경우 기계·재료 분야의 연구개발과 시험평가, 기술지원 업무를 담당할 10명 안팎의 박사급 연구원을 채용키로 하고 최근 공고를 낸 결과 마감일 하루 전까지 30여명이 원서를 내는 데 그쳤다. 이는 기계연구원이 당초 5대1 이상으로 예상했던 경쟁률에 비해 크게 낮은 것이다.

항공우주연구소는 지난달 18명의 연구원 공채에 모두 195명이 지원, 전체 10.8대1의 경쟁률을 보였으나 정작 우수 인력을 필요로 하는 전기·전자 분야 경쟁률은 6대1에 불과했다. 더욱이 1명의 연구원을 뽑는 전자회로 전공분야에는 단 1명이 지원, 취업난을 무색케 했고 최종 합격자 가운데 1명은 서울에 있는 산업체에 입사가 확정됐다며 연구소 입사를 포기하기도 했다.

이 연구소는 합격자 가운데 70% 가량이 연구소 인근인 대전과 충남·북, 전라도 등지에 연고를 두고 있는 점을 들어 서울지역 출신자들이 지방 근무를 기피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에너지기술연구소도 사정은 마찬가지로 지난달 5명을 뽑는 석박사급 연구원 공채에 32명이 지원, 6.4대1의 경쟁률을 보이는 데 머물렀으며 전자통신연구원은 아예 연중 수시로 연구원을 뽑고 있는 실정이다.

벤처기업의 경우 특히 연구 인력난이 심각한데 이는 고급 연구인력들이 보다 안정적인 대기업을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해진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광통신 제조벤처인 J기업은 최근 고급 인력 수급을 위해 1인당 1000만원을 들여 5명을 선발해 놓았으나 이 가운데 2명이 서울 지사에 근무하기 위해서는 지방 근무를 6개월 동안 해야 한다는 이유로 서울이나 수도권업체로 눈을 돌렸다.

스마트카드 생산업체인 I사는 인터넷을 통해 수시 채용공고를 내고 있지만 원하는 고급 인력 지원자는 거의 없는 형편이다.

연구소 채용 담당자는 『취업난과 달리 연구소의 채용 경쟁률이 낮다는 것은 아직도 서울에 있는 고급 인력들이 지방 근무를 기피하고 있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며 『특히 인기 분야 전공자들은 동시에 여러 곳에 취업할 경우 대덕연구단지보다 서울의 산업체를 선호하는 현상이 뚜렷하다』고 말했다.

한 벤처업체 사장은 『고급 연구인력들이 벤처시장 위축으로 메리트가 없어지면서 연봉이 많은 대기업을 선호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전 =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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