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현대백화점 인터넷 사업담당 강봉구 이사 first@e-hyundai.com
불같이 일어나 사회 전체를 변혁시킬 것 같던 인터넷 기업의 위세가 잠시 주춤한 듯하다.
필자가 오늘 받은 메일 중에는 야후의 올 매출이 예상을 뛰어넘었다는 반가운 소식과 함께 일부 대형 온라인 업체를 제외하고 대다수는 현재의 어려움을 이겨내지 못해 소멸할 것이라는 왓튼 스쿨의 콘퍼런스 요약 기사도 들어 있다.
매체를 통해 접하는 인터넷 기업에 대한 기사도 찬양에 가깝던 태도에서 몇몇 업체 CEO의 불건전한 행태와 불투명한 회계 시스템, 종업원의 고용 불안정 등 부정적인 기사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자금 회수를 요청하는 투자자, 개선되지 않는 수익구조와 함께 이러한 세간의 평가는 인터넷 기업들에 벌써부터 추운 겨울을 경험하게 하고 있다.
인터넷 기업에 대한 부정적 평가가 가장 집중되는 곳이 B2C 분야, 즉 인터넷 쇼핑몰이다. 비약적인 매출 증가로 각광 받으며 온오프라인을 막론하고 경쟁적으로 뛰어 들던 때는 벌써 옛날이고 이제는 은행의 구조조정 대상 업체에 몇몇 인터넷 쇼핑몰 업체가 들어 있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과연 인터넷 쇼핑몰은 그저 유행처럼 소멸될 운명인가.
그러나 좋은 소식도 분명 있다.
인터넷 사용자가 이미 1600만을 넘었으며 쇼핑의 주계층인 여성 사용자의 비율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취급 상품군도 기존의 도서, 음반에서 의류까지 다양하게 확대되는 추세다. 해외 전망도 국내 인터넷 쇼핑몰 시장이 매년 100% 이상 신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결국, 인터넷 쇼핑몰은 현재의 시련기를 어떻게 이겨내느냐가 가장 중요하다는 결론에 이른다.
현재의 어려운 환경을 이겨낼 수 있는 향후 인터넷 쇼핑몰 업체의 사업 방향으로 두 가지를 꼽을 수 있다.
첫째, 고객 중심의 마인드 도입이다. 기존 쇼핑몰이 컴퓨터 엔지니어가 중심이 돼 만들어졌고 인터넷 선도층에 서비스를 맞췄다면 이제는 일반 이용자를 위해 사이트 내비게이션을 대중화하고 전문 용어보다는 친숙한 생활 용어를 사용하며 실물을 확인하지 못하는 점을 고려해 오프라인 이상의 교환, 환불정책을 실시해야 한다.
둘째,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의 개발이다. 기존 온라인 쇼핑몰은 대부분 오프라인 쇼핑몰의 운영 방식을 그대로 원용하고 있다. 인터넷 초창기에 나타났던 전자 상거래의 강점인 중간 단계 축소, 상세한 상품정보, 고객과의 상호작용 등은 사라진 채 카탈로그 판매를 온라인으로 옮겨온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온라인 특성에 맞는 업무 플로 개발, 신규 상품군 발굴 및 다양한 사이트와 제휴를 통해 원가를 절감하고 매출을 확대하는 방안을 찾아야 할 것이다.
현재 많은 쇼핑몰이 이러한 시도를 하고 있다. 고급 유저만을 고려하던 것에서 점차 쉬운 내비게이션과 상세한 상품 정보 제공 쪽으로 방향을 잡고 있으며 고객 서비스 또한 오프라인의 수준에 근접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또한 종합몰이나 전문몰 사이에, 쇼핑몰과 포털 및 커뮤니티 사이트 사이에도 활발한 제휴가 이뤄져 매출 상승과 원가 절감을 동시에 거두고 있다. 국내 인터넷 쇼핑몰의 성장은 시장 규모 확대와 더불어 일반적인 평가와 달리 향후 인터넷 쇼핑몰 업체들에 대한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지금의 시련기를 서비스 안정화 및 신규 서비스 개발을 통해 이겨내는 소수 업체만이 다가오는 성장기의 과실을 누리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따라서 지금의 어려움을 위기로 보기보다 성장을 위한 필연적인 시련이라고 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차세대 쇼핑몰로 거듭날 수 있는 업체만이 살아남을 수 있으며 그것은 새 옷 갈아입기가 아닌 고객을 위해 진정한 의미의 진화를 해야 가능한 일이다.
현재 어려움을 겪고 있는 모든 B2C 업체들의 건투를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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